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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Sep 29. 2024

부모의 숙명

부모의 숙명

2014년 3월

청춘남녀들이 연애할 때의 다툼은 대부분 사랑싸움이다. 더 관심받고 싶고, 더 사랑받기 위한 싸움 인경우가 많다. 연애 때는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서 종종 싸우기도 한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원초적인 생각 차이라고 생각하면 맞지 않을까 싶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남, 녀의 차이보다는 아빠와 엄마라는 차이에서 의견 충돌이 종종 일어 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부가 의견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크게 몇 가지로 분류된다. 사고, 질병, 훈육, 교육등이다. 나의 윗 세대까지만 해도 양육이나 교육은 엄마의 몫이고 아빠는 돈만 벌어다 주면 됐지만 세상은 변했다. 돈 버는 일이든 가사(家事)든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남편(남자)들은 대체로 전체적인 그림을 제시하며 굵직한 것들만 짚고 넘어간다. 다소 추상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수컷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내(여자)들은 좀 다르다. 구체적이고 섬세하다. 높게 나는 갈매기가 멀리 보고 낮게 나는 갈매기는 자세히 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육아나 교육도 남편과 아내의 생각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얼마 전 아내와 다투었다. 무조건 편리해야 하고, 옆집 엄마가 하니 나도 해야 하고, 성장에 좋다면 따라 먹이기 바쁘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어지는 멘트는 “다른 애는 안 그런데 우리 애는 왜 그런가?”이다. 다 좋다. 다 중요하다. 아이를 키우는데 중요하지 않은 게 어디 있겠는가? "아이를 위해서"라는 마음은 공감한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 다르게 하고 방법 바꿀 수는 없을까? 왜 우리 아이가 다른 집 아이하고 같아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감기와 전쟁 중이다. 아들과 딸이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기침 때문에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했다. 한 달은 족히 넘은 것 같다. 두 달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나았는데 며칠 안되어 또 감기에 걸렸다. 정말 지긋지긋한 감기다.


다시 병원을 밥먹듯이 드나들고 아이들은 기침을 하고 토하고 밤 잠을 못 자는 날들이 되풀이되었다. 아내의 잘못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짜증을 냈다. 집에서 애들 감기 예방 좀 잘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심통을 부렸다. 아내도 어찌 노력을 안 했겠는가? 밤 세도록 기침을 하며 잠을 못 자고 우두커니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화를 냈던 것 같다. 미안하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감기가 두 달 넘게 계속되니 나도 아내도 지쳐갔다. 그 흔한 감기만 걸려도 이렇게 힘들다. 아이들이 아프면 가장 속상하고 힘든 건 엄마라는 것을 잘 안다. 고생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부모가 더 노력하고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일까?


아픈 아이는 얼마나 더 힘이 들겠는가? 아내도 힘들고 나도 힘들지만 그래도 부모가 아이보다는 더 강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 아내도 위로가 필요했을 텐데 그 말을 듣지 못해서 서운한 것 같다. 미안하다. 아이도 돌보고 아내도 위로했어야 했나 보다.


아이를 키울 때는 24시간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아플 때는 실시간으로 아이의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유난히 자주 아프며 크는 아이도 있다. 그럴수록 그 아이에게는 더 관심을 갖고 보살펴야 한다. 부모는 아플 수도 없고 아파서도 안된다. 그것이 부모의 숙명이다.


K.

힘내자. 우리도 밤새도록 전화하다 전화기 붙들고 잠들었던 때도 있었고, 며칠 못 보면 보고 싶어서 애가 타던 때도 있었잖아. 당신에게 가야 할 사랑이 아이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졌다고 생각하고 너무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짜증내서 미안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야. 믿어도 돼.


https://youtube.com/watch?v=OT7tf0BTvKg&si=L15fq1Txth8Ajv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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