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형과 누나와 서울 남산타워에 놀러 갔다.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형은 나의 보호자이자 친구였다. 그때는 남산에 실내 식물원이 있었는데 실내에 그 많은 식물들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남산 타워는 아내와 연애할 때도 추억이 있는 곳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아이들과의 추억도 있다. 세월이 흘러서 노인이 되면 아내와 함께 다시 가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래전 방영 했던 드라마 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추억은 아무 힘도 없다"
아마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독백처럼 했던 말로 기억한다. 연애를 했던 사람이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면 가장 좋다. 그러나 세상 일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다 되지는 않는 것 같다. 헤어짐은 헤어짐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추억은 힘이 없는 게 아니고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아프고 슬프고 화나고 미울 수 있지만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이 될 수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도 비슷하다. 아이가 태어난 후 10년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말 못 하는 동물과도 사랑에 빠지고 추억을 쌓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과의 추억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가는 곳마다 모두 추억이다. 집 앞의 놀이터도 추억이고, 앞산도 추억이고, 공원도 추억이고, 계곡도 추억이다. 어느 한 곳 추억이 아닌 곳이 없다. 돈에 미치지 말라. 돈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 추억이 많은 사람이 진짜부자다. 추억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다.
가을이 왔을 때 가을을 느끼고 즐기는 자가 위너다. 갬성을 잃지 말자. 갬성은 삶의 비타민 같은 요소다. 비록 3대 영양소는 아니지만 없으면 안 된다. 죽기 직전 살아온 인생을 돌아볼 때도서관에 틀어박혀공부만 하던 기억밖에 없다면 재미없지않겠는가?
물론 그것이 오롯이 좋아서 하는 사람이라면 그 인생도 나쁘지 않다. 길지 않은 인생 무엇으로든 즐거워야 한다.꽃이 피고 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뭇잎 색깔이 바뀌는 것을 느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