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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Dec 01. 2024

이불 밖은 위험해

2024 주말 농장 폐장

2024 주말 농장 폐장

불과 며칠 전까지 포근한 가을이었는데 갑자기 겨울이 되었다. 2024년 주말 농장이 폐장했다. 올해도 노력에 비해 작물들이 잘 자라주었다. 누님들과 매형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근처 베이커리 카페에 가서 빵도 먹고 차도 마셨다. 참 별거 아닌데 즐거웠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작은 것으로도 즐거운가 보다.


큰 매형은 몸이 불편하셔서 외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모처럼 바람을 쐬러 나오시니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누이들과 매형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당신들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고, 아이들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다. 그런데 나의 기쁨은 뭘까? 잊고 산지 오래된 것 같다. 당장 생각나는 건 여행인데 그 마저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멀리 가서 좋은 일 하려고 하지 말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생각처럼 쉽지 않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실천하는 것이 참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이불 밖은 위험해

오늘 태어나서 처음 참치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유튜브를 보고 20분 만에 만들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맛있었다. 나만 맛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밥을 두 공기나 먹었다. 나의 요리는 볶음밥-김밥-참치김치찌개로 진화하고 있다. 장족의 발전이다. 딸도 찌게맛에 놀랬다. 아내는 오히려 짜증을 냈다. 있으면서 왜 안 했냐고. 조만간 흑백요리사 시즌2에 신청해야겠다.


겨울이 시작됐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 후에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고 잠자리에 눕는 시간. 이불 속에 들어가 누워있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지나갔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모든 긴장이 풀리고 극도의 평온함이 찾아온다.  


가능하면 그 이불속에서 오랫동안 나오고 싶지 않다.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재미있는 넷플릭스 드라마만 보고 싶다. 이 불밖을 나오는 순간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고, 해결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하긴, 그런 시간들이 있으니 이불속의 평온함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기는 하겠다. 오늘 아들의 핸드폰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긴급전화에 내 전화번호가 입력이 되어 있었다. 아직은 아빠가 필요한가 보다. 더 힘을 내야 하는 이유이고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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