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재해석.
아이들 수업 때 가끔씩 꼭 하는 수업이다.
화가들 그림도 보고 왜 그런 그림을 그렸을까 생각도 해 보고 평소 스타일과 다른 재료 사용도 해 보고. 고흐처럼 몬드리안처럼 모네처럼 표현해 보기.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미술작품이 학교 복도에서 그냥 스쳐가는 그림이 아녔으면 좋겠다.
나랑 오래 미술 한 친구들이 중학교 올라가기 전 꼭 하는 수업이 미술이론과 미술사 수업이다. 낯선 용어 설명에 아이들이 왜 미술에서 공부를 하는지 귀찮음이 역력한 표정이지만, 귀에 스쳐가기라도 하라고 쌤은 목 아프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론보다 더 중요하게 설명하는 게 미술사다. 미술사는 세계사 수업과 같이 가고 작가, 작품들의 흐름도 각기 설명해야 하고, 말하다 보면 요점만 말해도 항상 길어진다. 하지만 맨 처음 누군가를 가르칠 때부터 그 나이 때 아이들에게 꼭 하는 수업이다.
적어도 전시장 추상화 작품을 보고 ‘내가 더 잘 그리겠다’라는 농담 안 했으면 좋겠고, 누드화 보고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아이들이 중 고등학교 보내면서 미술은 머릿속에서 떠나보내겠지만, 어른이 되어서 마음의 쉴 곳을 찾을 때 미술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음 하는 마음에 사실 쌤이 제일 열심히 하는 수업이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은 참 예쁘다.
예쁜 만큼 취향도 있고 그림체도 딱 에바 알머슨이다가 있다. 아이들이 에바 알머슨의 그림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 하다 점토 붙이기를 해서 입체감을 더 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도 표현하고, 조금 큰 친구들은 나와 친구를 표현하고, 좋아하는 백호 판다도 있고, 축구 좋아하는 여자친구는 축구공 잔뜩 그리고, 좋아하는 아이돌 목걸이도 하고.
나의 행복을 표현하며 행복한 시간이었길.
아마 아이들은 그림 그렸던 지난겨울을 까먹고 있겠지만, 나중에 언젠가는 모인 순간들이 나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바탕이 되길..
얼마간의 시간을 같이 공유하는 쌤의 노파심 어린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