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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모든게 힘들어지는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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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자
Oct 17. 2023
살다보면 갑자기 지치고 모든 것이 힘들어질 때가 있다.
직장에서 일이 잘 안풀려 무능한 사람이 된 기분일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로부터 날 선 말을 듣게 될 때, 늘 마주치던 사람들이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날 지나칠 때
어느 하나만 발생했다면
살다보면 그런거지 하고 넘길 수 있을텐데
저런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는 날이 있다.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고
울적해지게 된다.
그러다가 '아 살기 싫다'는 말도 툭 튀어나오고
괜시리 나의 우울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들키게 되거나 그들에게 신경질을 내게 될까봐 두려워지기도 한다.
난 스스로 강하다 생각했었다.
나 자신을 늘 사랑했고
무엇이든 중간 이상까지 금방 할 수 있다 믿었으며
나를 누군가 싫어하더라도 그닥 신경쓰이지 않았다.
Mbti를 신봉하는 것까진 아니지만 내 성격은
Entp의 성격과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인간관계 자체로 인한 스트레스는 남들보다는 적은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삶은 항상 내 생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어릴 때의 나와 달리 현재의 나는 많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성공과 긍정적 기억들도 물론 존재하지만
실패와 부정적 기억들도 겪어왔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함도 많아지고
체념도 늘어나고 기대하는 것도 적어졌다.
내가 늘 성공하거나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을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점점 나도 어린시절 올려다 봤던 초라한 어른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 오늘 나에게 몰아친 이런저런 경험은 오늘의 초라한 나를 참으로 울적하게 한다.
그럴 때의 나는 그 울적한 감정을 이렇게 글로 남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한 날의 새벽은
항상 내가 글을 쓰게되는 시간이다.
다행히도 나는 자고 나면 많은 것이 회복된다.
기나긴 우울의 새벽을 건너 밝은 아침에 눈을 뜨면 부정적인 감정들은 많이 사라지고 오늘도 힘내보자는 말을 거울 속 나에게 다시금 건넬 수 있다.
내일의 나도 언제나처럼 아무일도 없다는 듯 세수를 하고 평범한 기분을 느끼며 회사로 향하겠지.
지금 이런 감정의 늪은 나를 힘들게 하지만 나를 성찰하게 만들기도 한다.
부정적 감정을 내 가슴 속에 깊이 묻어버리되 그 속에서 의미있는 내용들은 뽑아내 나의 발전 양분으로 삼도록 하자.
2023년 어느10월의 새벽 감정을 이 곳에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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