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화면에서,
붉게 달궈진 독설들이 날아다닌다.
누군가는 혀끝에서 불을 뿜어내고,
누군가는 그 불꽃을 삼키며 타들어 간다.
분노는 쉽게 타오른다.
말 한마디, 기사 한 줄, 짧은 영상 하나로
마른 장작처럼 순식간에 번져간다.
그 불길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불길은 방향을 가리지 않는다.
누가 옳고 그른지 묻지도 않는다.
그저 타오르는 감정만을 남긴 채
더 많은 불씨를 찾아 헤맬 뿐.
거리마다 분노한 사람들로 넘친다.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세운다.
누군가는 상처입고,
누군가는 더 거칠게 분노를 쏟아낸다.
하지만,
누가 이 불을 처음 지폈는가.
누가 이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기름을 붓는가.
누가 분노를 무기 삼아 사람들을 갈라놓는가.
정치와 언론,
그들은 불을 다루는 기술을 안다.
공정함이 아니라, 분노가 팔린다는 것을 알고,
진실이 아니라, 감정이 더 많은 표를 보장한다는 걸 안다.
그들은 증오를 팔아 이익을 얻고,
대립을 키워 권력을 얻는다.
그들의 목소리는 높지만, 대안은 없고,
조롱과 비아냥은 넘쳐도, 해결책은 비어 있다.
그들은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 불을 지핀다.
그리고 더 거센 분노를 퍼뜨린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분노가 식지 않는 것.
분노의 끝에서 누가 웃고 있는가.
누가 혼돈 속에서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가.
정말 분노해야 할 것은,
분노를 거래하는 그들이다.
당신의 분노는 누구를 향해 있는가.
*이번 편은 '분노'를 소재로 하여 다소 거칠었던 점, 독자님의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