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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빛이었다.
눈을 감아도 파고드는 강렬한 파장,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오직 너만이 선명했다.
나의 모든 것이 너로 물들고,
생명의 빛을 터뜨리며 나를 연소시키던 순간,
나는 일말의 두려움 없이 너에게 몸을 던졌다.
그렇게,
너의 미소, 너의 향기, 너의 몸짓이
내 감정에 전이되고 삶의 이유가 되었을 때,
환희의 그림자 뒤,
숨어 있던 균열의 파편들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너는 닿을수록 아팠고,
너를 품을수록 상처가 났다.
생채기로 온몸이 붉게 멍들고,
영원히 아물지 않을 것 같던 잔인한 상흔이,
말라버린 눈물속 통증의 기억마저 희미해질 때,
나는 깨달았다.
그리움이 눈물처럼 흘러내려도,
한 걸음 다가서고 다시 멀어진대도,
시간마저 지우지 못하는
우리 둘만의 공유된 기억이,
서로의 흉터를 어루만지며
깊어진 그리움으로 한 달음에 달려갈 것을.
사랑이란,
상처로 새겨지고 온기로 치유되는 것을.
나는 너에게서 알았다.
나는 오늘도,
영원히 멈추지 않는 파도에 몸을 맡기며,
너라는 바다에 온전히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