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나는 잠을 자도 돈은 일 한다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만 없다

by Mira


태풍이 휩쓸고 지난 자리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아파트는 무섭게 올랐다. 그 폭등기에 수익률 5% 짜리 부동산을 찾아 헤맸다니. 나의 흑역사 중에 흑흑역사.


내가 날려버린 수많은 기회를 생각하면 우울했다.

생전 관심도 없다가 코끼리 꼬리만 만져 보고 끝난 기분. 남들은 코끼리 타고 행진하는데.


대세 상승장에서 큰 수익은 보지 못했지만, 씨앗은 뿌렸다는 걸로 위안을 삼기엔 그 허탈함과 자괴감이 컸다.


나는 안 되는 인생인가.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보다.

내 간 사이즈는 간장 종지만 한가 보다.

남들처럼 크게 베팅하는 능력이 없는 걸 보면.


마치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만 없는 기분으로 멍했다.

이제 씨드 머니도 없고.


401k가 뭐지?

그래도 시간 날 때마다 <삼프로>를 들으면서 필사하는 건 멈추지 않았다.

내 책상에는 언제나 두 개의 다이어리가 있었다.

하나는 업무용

하나는 공부용

<삼프로>에서는 환율, 금리,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경제 내용을 다루었는데, 어느 날 미국의 퇴직 연금제도 401K에 대해 들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처럼 미국 직장인들도 원천 징수 당해서(?) 의무가입히야 하는 퇴직금 제도가 있는데, 그걸 401K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처럼.


미국 정부는 주가를 선방해야 표도 얻고 지지율도 올라간다고. 우리나라 부동산처럼.

그때 패널이 존 리 선생님.


나도 부동산투자로 투자의 세계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과연 이 제로썸 게임 같은 부동산 투자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기기도 했다.


한국 부동산과 원화 중심으로 100% 구성된 나의 포트폴리오가 그 자체로 리스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축 통화가 아닌 원화의 가치에 대한 불안, 달러 자산의 필요성, 특히 장기투자에서 승산이 있는 미국 주식에 관심이 생겼다.


존 리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미쿡 브랜드를 리스트업 하고 주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1. 애플,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샀더라면?

2. 어도비, 매킨토시로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우던 때부터 샀더라면?

3. 존슨 앤 존스, 베이비 파우더 뿌리던 시절부터 샀더라면?

4. 콜라, 마실 때마다 샀더라면?

5. 스타벅스, 커피 한잔 마시면서 샀더라면?

6. 나이키, 운동화 살 때마다 샀더라면?

7. 로레알, 화장품 살 때마다 샀더라면?

8. 마이크로 소프트 : 소프트웨어 구독할 때 샀더라면?

9.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샀더라면?

10. 메타, 인스타에 사진 업로드 할 때마다 샀더라면?

11. 넷플릭스 , 구독과 함께 샀더라면?"

12. 유튜브 , 유튜브 보기 시작할 때부터 샀더라면?


소비와 투자를 병행했다면

월급 받기 시작하던 때부터 그냥 저 주식만 사 모았으면, 지금쯤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었을 거다.


저축하고 적금 드는 건 줄만 알고 살았던 시간 동안 누군가는 저 주식들을 모으고 있었겠지.


저런 주식들과 함께 미국 월급쟁이들은 부자로 은퇴할 수 있도록 준비한 미국의 은퇴제도가 부러웠고, 나라가 챙겨주지 않으면 내가 챙긴다는 마음으로 미국 주식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세우는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에서 얻는 힌트


직장인들은 매년 업무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르는 액션 플랜, 목표의 정량적 기준 등을 작성하면서 한 해를 시작한다. 이 업무목표는 혼자 막 세우는 게 아니고 지주사에서 핵심 성과 지표를 내려 준다.


예를 들어,

올해 우리 회사의 목표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다

라고 정해주면 각 계열사는 자신들의 업종과 업무에 맞게 목표 설정하고 그 방향성에 따라 전 사원이 KPI를 작성한다.


ESG 경영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AI업무 도입

지난 몇 년간의 KPI 목표가 바로 주식 시장에서 뜨거운 섹터와 종목으로 연결된다는 걸 느낌적 느낌으로 알게 되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용어가 등장할 때부터 이 방향으로 종목을 모았다.

애플, 구글, 엔비디아, 메타, 알파벳


씨드머니는 모두 부동산에 깔려 있으니, 인센티브가 나올 때마다 일부는 대출 상환, 일부는 미국 주식 매수를 했다.


미드나잇의 세계로

예전에는 새벽에 깨서 미국 주식을 매수했다.

특히 공유일 전날은 늦게 자도 되니까 일부러 기다렸다가 매수하기도 했다. 요즘은 주식 투자하기가 너무 좋은 환경이어서 그냥 자동매수 걸어 놓고 잊어버리고 산다.


내가 자는 시간에도 매수가 되고 배당금이 들어오는 시스템이 정말 환타스틱 하다.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되고 배당금을 환전으로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이 다 자동으로 진행된다.


배당금은 다시 매수로 이어지고, 월세로 들어온 돈도 다신 주식 매수로 이어진다. 유튜브에서 추천해 주는 종목은 AI로 한번 검증하고 보초병을 세운다.

(5주 정도 사 보는 것)


지난 10년간 매수한 미국 주식은 1주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적당한 매수 타이밍을 도저히 모르겠다. 이제 그만인가? 싶으면 오르고, 잠잠하다가 또 오르고.


미국 주식 종목을 공부하다 보면 참 세상은 넓고 별별 사업이 다 있구나!

지구의 광활함, 돈 벌 수 있는 아이디어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맛볼 수 있다.


비록 나는 백분율도 헷갈리는 뇌를 가졌지만, 좋은 종목이나 섹터를 공부하고 조금씩 매수하다 보면 슈퍼 리치는 아니어도 소박한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기더라.


처음에는 성장주 위주로 매수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배당주의 비중을 늘려 가면서 내 상황에 맞게 리밸런싱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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