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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도시인 조수일 Oct 02. 2022

강원도 양구 두무산촌 세 달 살기

-첩첩산중의 시간은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 같아요

하늘과 땅을 빼곤 사면이 산으로 둘러 싸인 두무리 산촌의 시간은 , 하루는 비포장 같다 해거름 저물고 있나 보다 하면 어느새 사방에 금방 어둠이 내려 깜깜해지곤 한다 미처 준비할 시간도 없이 들이닥치는 공습경보처럼 말이다

어둠이 빨리도 내리거니와 한밤중은 얼마나 깜깜한 칠흑인지 모른다  마을엔 가로등도 별로 없어 별도의 랜턴 등이 없이는 밤마실이 무서울 지경이다 아침은 또 얼마나 더디 오는지 새벽에 눈을 떠 밖을 내다보면 어둠이 아직도 두터워 아침이 올 기미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어 가만히 문을 닫곤 한다 느림보처럼 아침이 더디 오는 마치 종잡을 수 없는 비포장도로를  걷고 운전하는 느낌이 곤 한다

그러니 밤이 길고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이른 아침 방문을 열면 언제 내렸는지 마당 가득 뿌연 물안개 같은 운무가 가득 내려앉아 있어 마치 거대한 물안개 비는 호수를 보는 것 같은 황홀스 럼도 깜짝 선물처럼 주곤 한다

공기는 또 얼마나 청명한지 산책을 하다가도 코를 벌름거리며 심호흡을 해대곤 한다 이런 산촌살이가 어느새 안성맞춤인 맘에 꼭 드는 외출복처럼  적응해가고 있는 자신을 보곤 한다 아주 그윽이 행복한 모습으로 말이다

단조롭거나 무료하거나 심심할 겨를이 없는 비포장도로는

참 즐거운 늘 걷고픈 다니고픈 도로 임이 분명하다

아, 비포장 같은 산중의 일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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