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끝

by 석현준

나 자신이 너무 무섭습니다.
다른 사람들 말고,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내 마음이 짐작이 안됩니다. 아무리 방향을 바꾸려 해도 끝끝내 바뀌지 않아요.

혼자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아시나요?
처음엔 좋아요. 어쩌다 마주친 그 애를 보면 꼭 즉사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엔 아파집니다. 그 애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겼기에 뒤에서 몰래 하던 나의 사랑이 부정당하는 느낌입니다. 그 뒤엔 미치도록 아픕니다. 그 애를 위해주던 사랑이 떠나버려서 이유 모를 통증이 가슴을 난도질합니다. 이쯤에는 사랑이란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그 애를 사랑했기에, 아픔을 남겨줄 순 없어서 혼자 작별을 고하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그러다 다시 마주친 그 애에겐 따뜻하게 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전에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날까 봐. 끝까지 그 애를 위합니다. 정작 중요한 본질은 잊어버리고 위한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날 방어합니다.

이젠 진짜 사랑을 해보려고 합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더라도 그리고 후회하더라도 그러다 다가서려면 멀어지는 우리라 하더라도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마 그것들이 날 살아가게 만들어줄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고 헌신이 조금 들어간 그런 것이라면 겨우 이런 나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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