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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부자 Sep 20. 2022

은퇴 필수품, 친구 5명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몇 년 전에 우리 부부는 남편 친구 부부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제가 발령 났는데, 남편이 근무했던 지역이라 수십 년 전에 함께 친하게 지내던 분들이 환영회를 해 주었습니다. 남편 친구 사모님은 저랑 고등학교 동문이고 3년 선배님입니다. 그 선배님께 은퇴 후 어떻게 사시는지 여쭈어봤더니 "옷도 만들고, 등산도 하고, 친구도 만난다"고 하셨습니다. 


저에게 은퇴하기 전에 준비할 일을 알려주셨어요. 본인은 옷을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하셨어요. 그날 모임에 선배님이 입고 나온 옷도 스스로 만들었다고 했어요. 그 선배님은 옷감을 사러 서울에 간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옷 만드는 법은 인터넷에서도 배운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퇴직하기 전에 만나던 사람들이 아닌 옷 만드는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도 있다고 하셨어요. 그분은  즐거움으로  옷을 만드는 것이지 가격 면에서 만든 옷이 싼 것은 아니라고 하셨어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을 위한 옷을 만들어 입는 기쁨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은퇴 준비하기 전에 친구들과 관계가 돈독해져야 한다고 하셨어요. 친구들은 매일 만나지는 않아도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거나, 1년에 서너 번을 만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그 선배 언니가 3명의 친구가 있다고 하셨어요. 저도 친구가 3명이 있나? 


저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친한 친구에게 살갑게 전화를 하지도 않아요. 예전에는 제가 친구관계에 엄청 고민을 많이 했지요. 내가 저 애한테 '이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 기억할 정도로 엄청 소심한 편이죠. 


학교 다닐 때 덜 친한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내가 이 말을 꼭 했어야 하는데...' 이런 후회도 엄청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약간 신경과민이기도 했어요. 지금 저와 만나는 친구들과는 사소한 신경전이 필요하지 않은 친구들과 만나고 있어요. 


제 친구들도 저에게 전화를 자주 하지는 않아요. 친구들이 대부분 평생직장을 생활했고, 가족 챙기느라고 바빴어요. 그래도 친구들 대부분이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이라 청소년기를 함께 지냈어요. 그리고 그 친구들과 같은 대학도 다녔어요. 친구 D와 또 다른 친구는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기도 했어요. 우리는 서로 무관심한 듯 하지만 잊지 않고 만나면 반가운 사람들이죠. 


제가 친구 따라 강남 가고 있어요. 제 친구 5명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고 생각하며 사는 친구들입니다. 제 친구 5명 중 4명이 같은 고등학교 동창과 후배이네요. 이 친구들은 만나서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떨고 있어요. 그 친구들이 자신이 어떻게 사는지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해서 제가 따라서 하기도 해요. 다른 친구도 우리가 만나서 가식을 떨지 않아서 참 좋다고 해요. 



뇌경색 환자로 저와 병명이 같은 동병상련 친구 A 


국민학교 2학년부터 우리 옆집에 살던 A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동창이며,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친구입니다. 친구의 친정어머니가 1970년대 중반 냉장고가 귀하던 시절에 보릿가루를 타서 냉장고에서 얼려둔 아이스케키를 나누어 주셨어요. 그 친구는 지금 대전에서 살고 있어요.  친구가 한밭도서관 옆에 살던 시절에 제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초등학교 때 놀러 갔었어요. 


그 친구와 저는 뇌경색 환자로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아요. 그 친구는 뇌경색이 심하게 와서  처음에는 말도 엄청 어눌했고, 손가락도 제대로 못 움직였어요.  친구가 열심히 중국어도 배우고,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 손가락과 입을 움직이는 연습을 많이 해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친구는 말이 엄청 빠른 친구였는데, 약간 언어장애 흔적이 남아 느린 말투로 변해 정감이 있어요.


친구 A는 저에게 건강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해요. 저에게 은퇴 후에 복지센터에 등록해서 손가락과 입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클래식 기타도 배우라고 해요. 그 친구나 저나 치매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아도 배움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하네요.



 스마트 스토어 창업한 친구 B


B는  다른 친구들과 블로그 마켓을 창업했어요. 솜씨 좋은 친구들이라 프랑스 자수를 이용해서 핸드메이드로 앞치마, 에코백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이제는 스마트 스토어로 옮겼어요. 그 친구는 어떤 일을 시작하면 3년은 해봐야 한다고 해요. 저는 쉽게 일을 저지르고 포기하는데, 그 친구는 라인댄스도 3년은 배워야 한다고 열심히 복지센터에 다니고 있어요. 


저에게 "은퇴 후에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봤다고 해요. 그때 제가 "스마트 스토어를 하고 문구류를 판매할 것이다."라고 대답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친구가 그 후로 스마트 스토에 관심을 갖고 은퇴한 친구 4명이 블로그 마켓에서 시작을 했어요. 그 친구끼리 만나서 수다도 좋지만 창조적인 일을 해보자 해서 4명이 스마트 스토어를 2년째 운영하고 있어요. 


어느 날 B 친구 인스타그램에서 야외 마켓에서 앞치마를 판매하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어요. 제가 " 고생이 많네,  잘 팔려?" 물어봤어요. 친구가 "개업하고 1년은 지인 찬스이고, 나머지 2년간은 스스로 판로를 개척해야지."라고 대답을 하네요. 저는 그 친구에게 장사 근성을 또 배웁니다. 



  ETF 투자로 코인 손해액 복구한 친구  C


C 친구가 저보고 "열심히 사는 이유가 책임감 때문인 줄 알았다."고 하네요. 제가 열심히 이것저것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칭찬을 해 줍니다. C 친구는 은퇴 후에 아파서 연금 대부분 병원비로 사용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해요. 그 친구를 보면서 저도 건강관리가 중요한지 깨닫고 일을 줄이려고 노력해요. 그 친구가 소개하는 서울 병원에 가서 저도 족저근막염 진단도 받았어요. 


C 친구는 은퇴 시기가 너무 빨랐다고 후회한 친구입니다. 우리 친구들 중에서 가장 먼저 은퇴를 했어요. C 친구가 직장 생활하면서 약간 무릎도 아프고, 목도 아파서 은퇴 시기를 앞 당겼어요. 그러나 C 친구가 직장이 있으면 출근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으로 지금처럼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어요.


C 친구는 예전부터 주식 투자를 했어요. 아마도 제 생각에 20년 가까이 투자를 한 것 같아요. 그 친구가 비트코인을 하면 스릴감이 있다고 했어요. 그에 비해 주식은 답답해서 하기가 어렵다고 했어요. 그러나 비트코인 투자 후 손실도 발생했고, 24시간 비트코인에 매달리게 되어 정리했다고 했어요. C 친구는 그 손실분을 ETF를 투자해서 모두 복구하고, 1달에 용돈은 벌어서 쓴다고 했어요. 그 친구한테 레버리지와 인버스 개념도 배워서 제가 펀드 매수할 때 사용하기도 했어요. 



공인중개사 시험공부 함께 한 친구 D

 D 친구는 첫 발령을 받아 온 신규 교사였어요. 그 후배가 성격이 과묵하고 자신이 맡은 일은 철저하게 하는 인성이 좋은 후배였어요. 그동안 다른 친구와 셋이서 가끔 만나기도 하고, 소식이 끊기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첫 만남이후 25년이 지나 D 친구와 4년 동안 함께 근무했습니다. 제가 직장에서 유일하게 반말을 할 수 있는 마음 편한 사람이었습니다.


1992년 겨울방학 때 제가 00 대학교 평생교육원에 토익을 배우러 친구 D와 함께 다녔어요. 고등학교 5년 후배인 친구는 미혼이었어요. 저는 결혼했는데 영어회화를 너무 배우고 싶었어요. 그 어학원은 1일에 영어단어 숙제로 200 단어를 외워야 했어요. 그리고 그다음 날 10문제 시험을 보면 저는 정답이 4~6개였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정답이 8~9개였어요. 제가 슬퍼하면 아이를 2명이나 출산해서 기억력이 약간 쇠퇴해서 그렇다고 위로도 해 주었어요. 


제가 은퇴 준비하느라고 공인중개사 시험공부할 때 친구 D에게 함께 하자고 유혹했어요. 그 친구는 1차 시험 6개월 남겨놓고 시작했는데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 친구 덕분에 제가 조금 열심히 해서 신의 점수 60.5점으로 1차 합격을 했어요. 그 친구 덕분에 저도 은퇴하기 전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어요. 



 현금부자로 원금보존에 노력하는 친구 E


열 살 아래 친구인 E는 함께 근무했던 동료입니다. 자기가 맡은 일을 아주 철저하게 근성 있는 친구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주 고마운 선생님이었어요. 그녀는 하루에 2시간을 자면서도 일을 완벽하게 합니다. 때로는 그 친구가 잠을 언제 자나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서로 뜻이 맞아 함께 영어 회화 과외도 받았습니다. 우리가 영어를 잘하려면 선생님이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미국인, 캐나다 교포, 한국인에게 영어회화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친구 E만 열심히 영어를 하고 저는 영어회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어회화 실습하러 홍콩 여행도 함께 가서 재미있게 놀다가 왔어요. 


저는 투자 위험을 즐기는 경향이 있어요. 친구  E에게 00 상품이 좋다고 제가 추천합니다. 그러면 친구  E는 "그 상품은 원금 보존되나요? " 제가 " 그 상품 원금 보존은 안 되지만 수익률이 좋아" 그러면 그 친구는 "저는 원금 보존되지 않는 상품은 가입하지 않아요."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그 친구는 어떤 일을 할 때 아주 신중하게 처리합니다. 그러나 저는 일을 잘 저지르고 포기도 빠른 편입니다. 그러면 그 친구가 옆에서 저에게 일을 참 잘 만드는데 마무리는 못한다고 충고도 해 줍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제비처럼 제가 은퇴 후 여유롭게 사는데 친구들이 많은 도움이 되네요.  


뇌경색 환자인 친구 A를 보면서 저는 남편과 함께 시골에 세컨드 하우스에 월세를 살고 있습니다. 저는 운동을 참 싫어해요. 그러나 우리 부부는 매일 1만 보 걷기를 실천하고 있어요. 친구 A가 저에게 건강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어요.


스마트 스토어를 창업한 친구 B는 " 나는 일을 시작하면 3년은 꾸준히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해요. 저는 일반행정사 개업은 했는데 매일매일 일을 그만둘까? 말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러나 친구 B의 끈기를 보면서 그만두지 못하고 있어요. 


ETF로 자신의 돈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친구 C, 현금 보존을 중시하는 친구 D, 제가 혼자 공부하기 싫을 때 유혹하면 함께 넘어가 주던 친구 E 덕분에 저도 경제적 감각이 생겼습니다. 은퇴 후 내 자산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손뼉 치고 응원을 해 줍니다. 저는 시샘은 하지 않아요. 그 대신 그 친구가 잘되는 것 같으면 제가 따라서 해요. 그래서 친구들이 노하우를 알려주는 덕분에 저도 친구따라 강남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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