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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의 글쓰기 스승

땅굴 금지

by 글쓰는 오데트


황금 같은 토요일 저녁은 주 6일 일을 하는 나에게는 다른 이들보다 더 특별한 시간이다.

그 밤이 달아나는 게 아쉬워 거실 소파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 읽지 못한 메시지 하나를 발견했다.


“ 오데트 님, 감성적인 글을 쓰고 싶어서 써봤는데 한번 시간 나실때 봐주시겠어요?”


그녀는 나보다 글쓰기책도 많이 읽고, 글쓰기 초보인 내가 봐도 술술 읽히는 재치 있는 글을 이미 쓰고 있다.

하지만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기도 하고 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면서 좋은 점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를 꼽자면 양질의 많은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많은 이들이

‘꼭 브런치 작가가 아니라도 브런치의 좋은 글들을 읽을 수 있지 않나?‘

'브런치 말고 다른 플랫폼에도 좋은 글은 많을 텐데 '

라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 말이 맞긴 하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는 글을 발행할 때와 발행하지 않을 때의 마음가짐이 틀려지는 것 같다.

사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에는 글을 소비하기 위해, 나의 관심사와 맞는 글만 골라서 읽었다.

나머지 글들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그냥 스쳐 지나가거나 읽다 넘겨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나도 글을 발행하게 되면서 어떤 글이 메인에 오르는지 , 남들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틈날 때마다 메인에 뜬 글을 자세히 읽고 분석하며 배울 점을 찾아본다.

게다가 타 플랫폼과는 달리 광고, 추천글이 아닌 나와 결이 맞는 작가들의 글을 멋지게 배치를 해 놓아서 마치 글쓰기 공작소에 와 있는 기분이다.

브런치에 접속해서 글을 쓰다 보면 마치 글쓰기에 푹 빠져서 글로 대화하는 작가무리에 소속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브런치든 어디든 글을 쓰다 보면 나의 만족과 타인의 만족이 어긋날 때가 많다.

나는 너무 만족하고 자신이 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없을 때가 있고, 부족한 거 같아 글을 발행하면서도 찜찜한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글이 있다.

세상은 넓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너무나 많고, 나는 이제 잡고 일어나 걸음마를 하고 있다.

다른 작가들의 잘 쓴 글을 읽다 보면 기가 죽기도 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지하 깊이 파고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다시 한번 떠올린다.

타인의 모든 글은 나의 스승임을, 나는 글을 쓰는 수만 명의 스승을 가졌다고 다짐을 해본다.

필력 비교, 타인 비교라는 늪에 매몰되지 않기를. 점점 매력을 알아가고 있는 글쓰기라는 창작활동이 나의 최종 목표에 다가가는 도구가 될 수 있기를.

매일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며,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럴 수 있기는 바란다.


#글로 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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