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드로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중고등학교 사춘기 여학생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다. 그 시기 여학생들은 외모 변신을 하고 싶어 한다. 그중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 쌍수다. 수술을 원하는 여학생들은 수술 전 쌍꺼풀 테이프를 붙이고 등교한다. 가끔 생활지도에 걸린 여학생은 쌍꺼풀 테이프 제거를 거부하고 벌점을 받는다. 벌 청소를 하면 했지. 쌍꺼풀 테이프 떼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면 이미 가정에서도 포기한 상태다.
초기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 그려진 비너스는 완벽한 미를 보여준다. 비너스는 8등신의 하얀 피부에 금발을 가졌다. 눈에는 쌍꺼풀도 있다. 이 작품 속 비너스는 보티첼리가 사랑했던 여인 시모네타가 모델이다. 화가의 사랑을 더한 만큼 비너스는 가장 완벽한 미의 여신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면 조선 시대 미인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앳된 통통한 얼굴에 초승달 같은 실눈썹, 쌍꺼풀 없는 눈매, 다소곳한 콧날에 단정하게 다문 입과 앵두같이 붉은 입술을 하고 있다. 조선 시대 쌍꺼풀이 있는 여성은 남편을 잡아먹는다고 싫어하던 형질이다.
양귀비는 중국 4대 미인으로 꼽힌다.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체구가 둥글고 풍만한 여인으로 키가 158cm에 75Kg로 추정되는 고도 비만이었다. 그로 인해 아기도 가질 수 없었다. 현종의 총애를 받던 매비는 양귀비를 살찐 종년이라고 욕했다는 설화도 있다. 현대의 미인상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
백인 중심의 문화에서는 천사는 백인 악마를 흑인, 흑인 중심의 문화에서는 천사는 흑인 악마를 백인으로 그린다. 태국 북부 산악지대에 사는 ‘카렌족’은 목이 긴 여인들이 살고 있다. 이 부족에서 미인은 목이 길어야 한다. 에티오피아 남쪽에 사는 ‘술마’ 부족에서는 입술에 큰 원판을 넣을수록 미인이 된다.
예술가들은 미를 객관화하기 위해 기하학을 사용했다. 8등신이라는 용어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미는 시대, 지역, 인종에 따라 달라진다. 미는 주관적이다. 우리는 미인을 바라보는 눈길을 서구로 돌렸다. 성형 수술을 원하는 외모도 서구형이다. 미의 판단에는 외면과 함께 내면이 존재한다. 쌍수하고 등교한 제자들아! 이제 내면의 아름다움에도 변신을 추구해 보자.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예술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
국적: 이탈리아
제작 시기: 1485년 경
크기: 172.5×278.5㎝
재료: 캔버스에 템페라
소장처: 우피치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