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단면2.
새 신화를 써내려가야지 마음먹으면
어두운 밤은 내 방을 우주로 만들고
비로소 창조주가 되어
생명을 만들고 죽이고를 반복한다
애석하게도 신화는 매번 실패를 겪고
파멸, 절멸, 좌절
살인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창조주는
악마일까 신일까 혹은 둘 다일까
왜 불가능한 건데요
왜 어둠은 내 우주는 영원하지 않은 건데요
신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요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명체는 그제야 눈을 뜬다
작가님, 야망밖에 없어서요
사랑이 없으면 창조도 없어요
고통이 없으면 사랑도 없고요
아, 아
빛은 점점 떠오르고
야망은 한없이 추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