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깊이는 도대체 어디서 생길까.
나이일까,
시간일까,
아니면 태도일까.
알다시피 나는 최근 골프 레슨을 받는다. 레슨을 해주는 사람은 이것저것 인생 이야기도 해준다. 기술 이야기를 하다가도, 인생에 대한 태도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한 말을 툭 던진다. 그 말들이 묘하게 남는다. 가볍지 않고, 흘려들을 수가 없다. 어디서 주워 들은 조언 같지도 않다.
나는 나이를 이만큼 먹었고, 그 사람은 아직 나만큼 시간을 다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말에는 깊이가 있다. 살아오면서 여러 번 들었지만 그땐 이해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고개를 끄덕이게 된 말들. 그 말들과 닮아 있다. 그래서 가끔 레슨을 받다가 내가 지나온 시간을 다시 정리하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 묘한 동기부여가 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깊이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결론에 닿았다. 다만, 내가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결국 차이는 하나였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배우려는 자세로 살아왔느냐. 인거 같다.
요즘의 나는 자의식이 조금씩 해체되고 있다.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부족하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니 이런 말들이 더 깊이 들어온다. '아, 겸손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
레슨이 끝날 즈음
프로님이 먼저 이런 말을 건냈다.
“재윤님은 좋은 사람이세요.”
그 말을 들으니 나도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구나 싶어 마음 한켠이 조용해졌다. 아직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한 부분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그런 말을 들어도 부끄럽지 않을 방향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신한다.
누군가에게 건네받은 한마디가
이렇게 삶에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도 "좋은 사람" 이다.
오늘도 글 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