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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사 먹어도, 간식은 만들어 먹습니다.

각종 첨가물 가득한 과자와 아이스크림으로부터 아이들 건강 지키기

by 심연

다섯 살 첫째와 세 살 둘째는 밥보다 과자, 아이스크림, 젤리, 초코, 빵 등과 같은 간식을 사랑한다. 어린이집 하원 때마다 편의점에 가자고 조르는 것은 일상이고, 밥은 한 끼정도 걸러도, 과자, 아이스크림, 빵, 젤리, 아이스크림과 같은 간식류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먹으려 한다.


처음 한 두 번은 그냥 사줬었다. 그런데 이게 습관으로 자리 잡히니 간식비로만 한 달에 10만 원 가까이 나갔다. 그리고 아이들 식습관에도 문제가 생겼다. 밥순이였던 둘째는 빵순이로 변했고, 늘 깨끗이 비워져 있던 첫째의 식판에 잔반이 점점 늘어났다.


돈도 돈이지만, 그보다 아이들 건강이 너무 걱정됐다. 시중에 파는 과자, 젤리, 아이스크림에 들어간 식품 첨가물과 당은 반찬가게의 나트륨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장기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물려주겠다고, 돌까지 손수 이유식을 해 먹였었는데, 지금은 매일같이 백해무익한 첨가물 덩어리들을 먹이고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현타가 왔다.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기 전에, 아이들과 편의점 간식들을 강제 이별 시키기로 했다.




5살, 3살이면 어차피 간식은 못 끊는다. 그래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다. 시중에 파는 무가당 제품도 떠올렸지만, 무가당 제품들도 첨가물이 들어간 건 마찬가지라 직접 간식을 만들어 먹이기로 했다.


다이소에서 천 원 주고 아이스크림 틀을 사 왔다. 그 안에 집에 있는 과일과 우유를 갈아 넣으면 꽤 그럴듯한 아이스크림이 될 것 같았다. 물론 맛은 시중 아이스크림만 못하겠지만, 부족한 맛은 재미로 채우기로 했다.


얘들아, 우리 아이스크림 만들까?


재료를 준비한 후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든다는 말에 아이들도 흥미를 보였다. 집에 있는 과일들을 다 꺼내놓고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냐고 물으니, 만장일치로 복숭아 아이스크림이 결정됐다.


"오케이, 여름엔 역시 천도복숭아지"


천도복숭아를 깨끗이 씻은 후 토막토막 썰었다. 그리고 믹서기에 우유와 꿀을 함께 넣고 갈았다. "윙~" 믹서기 소리를 신기해하길래, 아이들에게 한 번씩 믹서기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영광도 줬다. 그리고 잘 갈린 복숭아 우유를 틀 안에 넣어 얼렸다.


장난치는 거 아니고, 진지하게 아이스크림 만드는 중이랍니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은 일어나자마자 자신들이 만든 아이스크림을 찾았다. 냉동실을 열어보니 어제 만든 복숭아 아이스크림이 완성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비주얼도 꽤 그럴싸했고, 맛도 시중에 파는 복숭아 아이스크림과 비슷했다.



"으~와! 아이스크림이다!!!"


아이들의 반응은 내 예상보다 훠얼~~ 씬~ 더 좋았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환호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춤을 춰댔다. 아침 7시 30분, 눈곱도 안 뗀 상태로 아이스크림 파티가 열렸다.


아이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진즉 해줄 걸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동안은 막연히 간식 만들기가 어려울 것 같아 직접 해 볼 엄두도 못 냈었는데, 한 번 해보니 그리 겁먹을 일도 아니었다.


유튜브 쇼츠를 보다, 나도 모르게 "다음에는 잼을 만들어볼까?"하고 혼잣말을 했다. 분명 혼잣말이었는데... 아이들이 그 말을 듣고 "좋다"며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언제 잼을 만들 거냐는 아이들의 채근에 조만간 잼 공장도 가동될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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