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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글 속에서 자유의 의미를 찾다

글로 찾는 자유

by 검마사

글을 쓰다 보면 자칫 글에 힘이 들어가기 쉽다. 블로그로 시작한 글쓰기가 브런치 스토리로 확장되면서 멋진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욕심이 생길수록 글을 쓰기는 점점 힘들어졌다. 욕심이 지나치면 글을 편하게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가 쉬웠다. 반응이 좋았던 글은 별다른 욕심 없이 편하게 쓴 글이었다. 오히려 오랜 시간을 공들여 쓴 글은 조회수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정 작가의 글이 좋아서 사는 경우도 있지만 모르는 작가의 책을 고르는 경우에는 목차부터 시작해서 프롤로그, 그리고 책 서두를 훑어봤을 때 편하게 읽히는 책을 고르게 된다. 알라딘과 같은 중고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는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중고 서점은 보물이 가득한 던전과 같다. 어떤 책을 만날지 모른다는 의외성이 기쁨을 준다. 베스트셀러나 특정 작가의 책을 찾기도 하지만 가끔은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둘러보다가 흥미가 생겨서 구입하기도 한다. 이렇게 고른 책 중에 의외의 보물을 발견하기도 한다.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책에 담긴 내용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종이책으로 나올 정도면 기본 이상의 필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잘 쓴 책이 외면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쓰는 책도 이런 상황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리나라의 독서인구가 줄었다고 해도 매달 많은 수의 책이 축 간 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 내 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불안감이 들었다. 때로는 너무 많은 생각은 독이 되기도 한다. 목표를 세우되 너무 높은 곳만을 바라보다가는 근처에 가기도 전에 지쳐서 포기하게 될지 모른다. 베스트셀러를 목표로 하고 책을 쓰면 글이 잘 안 써지는 경우가 많다.


글을 잘 쓰려면 자유로워야 한다. 생각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 글쓰기만 생각하면 즐거운 기분이 들어야 한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할 때마다 자유를 느낀다.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한 마음도 든다. 지금까지 자유를 느끼지 못했던 것은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자유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자유는 내가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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