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울 Jul 05. 2024

“스페어타이어” 로는 오래 달릴 수 없습니다.

자동차의 펑크에 대비한 예비 타이어를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가지고 다닌다. 일반적인 타어어는 펑크가 나면 공기가 빠져 정상적인 주행이 불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시야확보가 어려운 깜깜한 도로나, 차들이 빠른 속도로 통행하는 고속도로에서 타이어 펑크로 운행이 불가능해 지면 2차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스페어 타이어의 주된 기능은 위험한 현장에서 최대한 신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교환한 타이어가 새 타이어인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재교환이 필요 없지만 타이어를 교체할 때 그나마 상태가 좋았던 것을 스페어 타이어로 두었다면 문제가 생긴다.   

  

이 타이어로는 오랫동안 도로를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멀지 않은 시간 안에 본 타이어로 교체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강의의 대부분은 자격증을 취득해야 일을 할 수 있는 양성교육이다. 그런데 자격증을 취득하는 목적이 스페어 타이어를 장착하기 위한 것인지, 본 타이어를 장착하기 위한 것이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모습들을 보았다.     


언젠가를 대비해서, 혹시 모를 다음을 위해 준비했던 분들은 스페어타이어를 가지고 다니다가 펑크가 나면 꺼내 사용할 생각처럼 등록을 한다. 그런 생각은 간절함 보다 시간을 채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는 태도를 형성하게 한다.    

 

이런 마음이 연속되면  주어지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도 어렵고, 기회를 받았더라도 쏟아내는 에너지양이 적다. 그러니 당연 스럽게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처음부터 본 타이어를 준비했던 사람들은 달랐다. 최근 요양보호사 양성과정을 수강했던 한 분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수업을 듣는 도중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받았다.


“교수님 저는 이 교육을 통해 반드시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합격을 위한 공부만이 아닌 현장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 좋은 요양보호사가 될지 고민하게 됩니다. 매 시간 들려주시는 내용들이 그 갈급함을 채워가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이런 문자를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감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치매 대상자에 대한 적절한 돌봄을 하기 위해 2024년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에 “상황별(치매 대상자 문제행동) 사례”라는 단원이 추가되었다.     


 가상이지만 교재나 영상으로 익혀 두었던 치매 대상자의 문제행동을 시물레이션을 통해 대처법까지 익혀보는 실기 수업이다. 감사 문자를 보냈던 수강생은 이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도 달랐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율동을 연습해서 선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수강생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분이었다.   

  

원 수업 후 현장실습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에 대한 확신은 취업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발급되기 전에  취업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내 눈에도 보이는 갈급함과 간절함은 그 주변인들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이다.


스페어 타이어와 본 타이어의 차이를 정확히 배웠다. 어떤 기회이든 주어지는 기회는 최선이라는 것을 담아야 한다. 돌아간들 그렇게 할 수 없을 만큼 온 마음과 에너지를 담는 것이 최선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둔다.   

  

사는 게 즐거워지면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너무 허무한가? 그런데 사사실이다. 사는 게 즐거우면 기쁨도 즐겁고, 슬픔도 즐겁고, 실패도 즐겁다. 즐거움도 즐겁고, 두려움도 즐겁다. 나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는 모두 삶 안에 있다. 그런데 그 삶이 즐거우니, 모든 것이 즐거운 것이다. 즐거음은 조건이 아니다. 즐거움은 본질이다.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이하영 지음     


이 글에 나의 생각을 담아 바꾸어 보려고 한다.    

 

‘주어진 기회를 본 타이어와 같이 사용하면 삶의 문제가 해결된다.’ 너무 허무한가? 그런데 사실이다. 매 순간을 본 타이어와 같이 생각하면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최선은 조건이 아니다. 최선은 본질이다.   

  

난 스페어타이어를 가지고 살지 않는다. 언제나 본 타이어만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일까? 한 번으로 끝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 분들도 몇 년 동안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고, 외부강의도 그렇게 이어간다.     


자격증 취득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사용할지 몰라 취득했던 자격증은 단 하나도 없다. 발급과 동시에 반드시 사용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들만 내 이력에 담겨있다.     


오래 달릴 수 없는 스페어 타이어가 아닌 처음부터 오래 달릴 수 있는 본 타이어를 가지고 사는 삶은 힘들다. 그러나 좋다. 풍요로운 기회들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 기회 속에서 한바탕 웃음으로 마무리 한다.

이전 11화 우리를 바꾸는 것은 “결심” 이 아니라 "연습"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