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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Oct 23. 2021

자연의 시계

째깍째깍

 자연은 위대하고 정확한 시계를 갖고 있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해가 길어지고, 가을이 되면 잎들이 옷을 갈아 입고, 겨울이 되면 모두가 잠이 든다.


 사실 계절의 변화를 알기 시작한 건 몇 년 안된다.

약 2년 전부터 사진을 좋아하게 되면서 계절 변화, 빛의 변화, 색의 변화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길을 걷다가 "어,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색이 아닌데, 계절이 바뀌고 있구나"를 자주 체감하게 된다.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면서는 '쪼금 더' 감수성이 풍부해진 거 같다. 스스로 느끼기에.

"배롱나무 꽃이 지는구나, 내년에 또 봐" 라며 아쉬운 듯 혼잣말을 내뱉기도 하며 "어,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었네? 반가워라" 라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곧 글을 올릴 예정이지만, 어제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대규모 리뉴얼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 그간 내가 즐기고 사색하던 '자연의 시계'도 누리지 못한 채, 사무실에 박혀 계절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해야 했다. 스스로에게 너무나도 여유가 없어 허락하지 못한 그 작은 소중함을 이제는 다시 허락하고 마땅히 즐겨야 할거 같다.


 다시 눈을 뜨고 돌아보니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어 있었다.

'나만 몰랐던 거 아닐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들은 평온하게 자연의 시계를 즐기고 있었다.


"중책 맡는다고 수고했다. 종화야, 이제 네가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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