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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Feb 07. 2022

챌린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 나는 아닌 거 같다.

 최근에, 나와 같이 일하는 개발팀의 신규 인력분들이 속속 채워지면서, 다시 한번 팀빌딩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 함께 일하시던 '일당백 차장님'은 아쉽게도 더 많은 오퍼를 제시한 다른 곳으로 가 버리셨고, 그 자리를 이제는 나를 비롯한 다른 개발자들과 함께 챙겨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미 저번 달에 한분이 합류하셔서 OJT를 갖고 현재 잘 적응 중에 계시고, 오늘 새로 합류하신 개발자 분과 티타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여쭈어보게 되었다.


"A과장님, 이러이러한 기술은 써 보셨어요?"

"그럼요, 예전에 다 써봤고, 사실 저는 이거 하나만 몰라요"


 A과장은 실은 저번 주 설 연휴 끝나고 합류를 하였는데, 티타임을 가지려고 중간 관리자를 통해 연락드려봤었는데, '할 게 없어서 집에 먼저 갔다'라는 답을 듣고는 살짝 황당해하던 내 모습이 생각났었다. 그때 느낌은 '당차다?' 정도의 느낌이었었다.


 오늘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말은  아닐 것도 같기에, 나와는 살짝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A과장과 함께 일을 하며 좋은 결과물을 확인할 생각에 기대감이 들게 되었다.



 저번 주말은, 포털사이트에 뜬 '월간 개발자' 모집 공고 글을 보고, 호기심에 Job Description을 모두 읽어 보았다.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리 파악을 하는 걸 좋아하는 분'

나는... 사용하는 거 좋아하는데?

'한 가지에 몰입하여 성과를 내는 분'

나는... 여러 가지를 조금씩 잘 하는데? 딱히 하나만 완전 잘하진 않는거 같다.'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만드는데 흥미가 있으신 분'

나는... 만들어진 알고리즘을 잘 쓰는 걸 좋아하는데?


 또 자존감이 살짝 낮아졌다. 나이 탓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슬슬 나도 다른 곳에 이력서를 내고 옮기려 시도하는 게 쉬워지는 나이는 아닌 거 같다.


  그러면서도, 나만의 '업무 추진 방식'과 같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능력에 대해서는, Job Description에 대부분 적혀있지도 않았다. 내가 스스로 강점이라 생각하는 항목들은 주어진 스펙시트 뒤에 놓인 별첨 같은 존재겠구나 싶어서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이래서 선배들이 '추천 이직' '추천 이직' 그러는구나... 도 싶었다.



 약 3년 전만 해도, 어디든 이직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지, 1년 전만 해도 그랬다. 그렇지만, 현재 있는 직장의 워라밸과 평균보다 살짝 상회하는 연봉, 집과 회사와의 거리등을 감안했을 때, 옮길 수 있는 회사는 많이 제한이 되는 거 같다.


 게다가 A과장처럼 스스로의 대한 자신감도 그다지 많지 않아 졌다. 예전에는 '잘리면 프리라도 뛰지 뭐' 하다가도 요새는 '누가 과연 써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오늘 글은 그저 그런 푸념 글이다. IT를 업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개발업무든 어떤 거든, 주어졌을 때 자신이 별로 없다. 하면 잘할 텐데, 무슨 일이든 받으면 언제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나도.. 소싯적엔..이라는 생각을 가져볼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대학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딱히 그런 자신감을 가져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챌린지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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