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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Aug 07. 2022

나는 절대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의 벽 앞에서 (mediocrity, 평범함)

회사생활을 오래 하면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있다.

내가 얻은 것은 한 분야에서 크게 돌아가는 어떤 사이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손에 익은 도구인 듯 익숙해지는 것이다.

내가 잃은 것은 변화하고 도전하는 것에 대한 의지이며, 

잔인한 현실의 벽을 외면하는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던 20대에 비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다른 신경 쓸 것이 많아서, 

낮에는 일로 밤에는 육아로 시간이 없어서,

커리어를 망칠 일이 있나 지금 하는 일이나 잘해야지

이런 논리로도 충분히 '아무 문제없는 삶'이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긴장하지 않고,

적정한 스트레스 관리가 되면서 하루하루가 쉬워졌다.

나는 권태로움이나 논하는 평범한 삶이 되었다.


스스로 벗어나기에는 너무도 많은 짐이 어깨에 있다고 생각하고

굴레에 몸을 맡긴 채 작은 만족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평범하다는 것은 나쁘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내가 잘하는 것은 어렴풋하게나마 있었다.


어느 날 평범함을 주제로 한 짧은 글을 읽고, 
내가 잃은 것에 대한 인지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회사 면접에 들어가던 그때의 긴장감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로밍도 안 하고 배낭 하나 메고 유럽을 헤집고 다니던 무모함

잠을 줄이면서 세상에 기여해 보겠다고 매주 멤버와 모여 창업 아이디어를 내던 그 열정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 승부욕

뭐든지 경험하고 싶은 마음, 행동력


이제는 시험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자신과의 싸움도, 그렇게 좋아했던 경쟁하는 운동도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는 너무도 당연할 수 있어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한번 생각이 났다고 하여 바로 삶이 바뀌진 않는다.

내가 외면했던 현실의 벽을 글자로 적어보고 가만히 바라본다.

'한번 도전해 봐? 시간도 많이 들고 힘들 텐데.. 의미가 있나?'

여전히 이런 고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입추인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입추가 되었다 해서 더웠던 삶이 바로 시원해지지 않듯이

오늘 하나의 다짐으로 다른 삶으로 가기 위한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다.

나는 절대로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초년생의 패기는 없어도 노련함으로 삶을 전환시켜나갈 것이다.




Photo by Mohamed Nohass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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