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nTheBall Dec 01. 2022

순리대로 살지 말고,  역행자로 한 달 살기

역행자

역행자라는 책을 읽었다.

수많은 책 중에서 그 제목에 이끌렸을까?


책 개요를 보며 자칭 찐따였던 사람이 경제적 자유를 얻을 때까지의

뻔한 성공 스토리라고 생각하며 빨리 읽고 치워야지 생각했지만

내용은 현재의 내 삶을 들여다보듯 와닿고, 도저히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책을 2줄로 요약하면

책을 읽어라, 그것을 실천하고 교정하라

순리자로 살지 말고 역행자로 살아라 이것이다.


나는 순리자중의 순리자구나 라고 깨달았다.

나에게 순리라 함은

핑핑 돌아가던 머리가 느려지고

더 이상 무언가 배우고 싶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며 그 안에서만 번뜩인다고 만족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하지 못하고 자꾸 단기적인 즐거움에만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뜻처럼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에 대항하여

삶 자체가 그것을 역행하는 것이다.

인생=자연=죽음=순리라면

삶=고난=역행이다

우리는 사실 순리대로 죽음을 기다리며 자연스러운 인생을 살수도 있지만

고난을 선택하고 고생을 사서하며 늙음을 부정하는 삶을 살수도 있다.

나에게 20대의 삶의 성격과 40대를 바라보는 삶의 성격은 바로 그 부분이 달랐다.


젊을 땐 가진 게 없어서, 인생의 다음 단계를 성취하기 위해서, 심지어는 화가 나서

빨리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해치우고 경험을 갈아 끼우는 역행자였다면

늙어 가면서는 가진 것을 지키느라, 어깨에 짊어진 짐의 무게를 핑계 삼아,

심지어는 스스로 게으른 사람이라 단정 지으면서까지

현재를 지키고 오래된 경험만을 되새기며 사는 순리자에 가깝다.


누구나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러했다.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나는 늘 생산적이지 못한 소비자로

먼지만 쌓인 책장 앞에서 너투브나 돌려보면서 낄낄 대는 사람으로

마음을 다잡아도 매번 비슷한 계획이나 세워대는  

권태롭고 부정적이고 행동력 떨어지는 중년으로 고착화될 확률이 컸다.


나는 우선 한 달만 역행자로 살아보기로 했다.
그동안의 경험을 정반대로 해보는 것이다.
성격 탓에 시간 탓에 환경 탓에 못하고 안 하던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몇 가지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활동만 소개하자면

나는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연락이 오면 거절은 어려워서 핑계 삼아 잘 나가는 편이다.

시간이 가면서 친구들과 멀어지는 게 순리라면

반대로 내가 약속을 잡고 안부를 전하고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스마트폰의 스크린타임(앱 사용시간 기반 주/일별 통계 제공) 기준으로

현재의 순위가 엔터테인먼트, 소셜 미디어, 게임이 1~3위라고 하면

1달 후에는 정보 및 도서, 생산성 및 금융이 상위권에 오도록 할 것이다.


늘 계획만 세우는 J타입이었다면

오늘 세운 계획대로 한 달 동안 실천만 할 것이다.

집에서 회사까지 걸어서 5분밖에 안 걸렸다면

일부러라도 동네를 빙 돌아서 30분 걸려서 도착하도록 할 것이고

살찌는 고기반찬만 많이 먹는 스타일이었다면

밥과 야채만 먹어보도록 할 것이다.


뭐든지 역행하고 몸과 정신에 부하를 줘볼 예정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괴로움의 끝에는 또 다른 안정이 있겠지만

이러한 역행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향후 내 미래에 어떤 결정적인 한 달이 될지 기대가 된다.


Photo by Kristel Hayes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게으름을 이기는 관성과 환경설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