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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Aug 27. 2024

일을 만들어서 하자

Planning도 스킬이다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과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

누가 더 성과를 인정받을까? 

누가 들어도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례로 자세히 들여다 보기 이전에 우선

일을 만들어서까지 한다는 건 

그저 일이 없어서 안 바쁜 게 아닌지?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가자.

일을 만들어서 한다는 것은 안 바쁘다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목표를 주시하고, 그에 기여하기 위한 몰입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어진 업무만 하는 사람에 비해 150% 이상 업무가 많아진다.

그럼 야근하고, 이 한 몸 갈아 넣으라는 얘기일까?

아니다. 업무 시간이 곧 성과라는 말은 옛 말이 되었다.


보통 주어진 업무 중 일부 업무들은 어느 정도 반복적이거나

자동화가 가능하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에게 주어도 무방한 업무도 있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를 모두 끌어안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책임감의 Shadow'라는 제목으로 한번 더 다룰 예정이다.


그렇다면 어떤 일을 어떻게 만들라는 것일까?

팀장의 입장에서는 하라는 것만 딱딱 잘해와도 고맙고, 대견한 경우가 있지만

이것이 반복되고 프로젝트와 팀원이 많을수록 하나하나 지시하기가 힘들다.

알아서 딱 추가 업무 계획을 세워와서 잘하고 깔끔하고 센스 있게? 


알딱잘깔센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팀원이 되는 것이 좋은 건 알겠으나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쉬운 방법 중 하나는 팀의 목표, 팀장에서 주어진 숙제에서 실마리를 얻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팀의 목표에 '고객의 이해'가 있다면, 비록 내게 주어진 과제가 '단순 화면 디자인'이라도

바로 디자인을 수행하지 않고, Top Management Interview, Focus Group Interview 등

Activity를 계획하여 수행하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팀원이 있었다. 

포털을 만들기로 했으면 보통 디자이너는 콘텐츠를 받고 리서치를 하고 개발과 협의해서 디자인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 팀원은 업무를 맡긴 조직의 목표가 단순 포털 산출물이 아니라 

업종과 고객의 이해라는 것, 현재 그 업종은 과도기라는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

아마 처음부터 그렇게 인사이트 있게 이해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분히 결과론적이긴 했지만 나는 그 팀원에게 좋은 성과를 주면서 Planning과 과정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 팀원은 해당 과제의 핵심이 개발 자체가 아니라 조직의 메시지라는 생각으로 

임직원의 메시지를 취합하여 녹여내고, 프로토타입을 통해 검증하겠다는 Plan을 써냈다. 

이런 Planning 역량은 많은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연습이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팀에서 공유하는 비전, 전략, 목표를 그냥 흘려듣지 말고 내 업무를 그것에 Align 하려고 해 보자.


일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라, 팀장이나 과제 오너의 성향 파악도 한몫하는 것 같다. 

비슷한 과제에 팀장이나 임원만 달라도 수행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빠른 문제 해결과 선수행 후개선하는 성향을 가진 팀장에게는 

돌다리를 두드리자고 해도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이 아닌 느려터진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다.

팀장에게 주어진 숙제나 팀장의 성향도 평소 주의 깊게 듣고 관찰하고,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앞서 '알아서 잘'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쉽지 않은 영역이다. 

경험이 많지도 않지만 특출 나게 알아서 잘하는 사람들은 부단한 노력을 하는 부류이다. 

겉으로는 실력과 통찰력으로 쉽게 일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물 위에 뜬 오리처럼 수면 아래 발버둥을 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의 곁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 

일의 결과물만 보고 배울 것이 아니라

일을 어떻게 창출하고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지 그 과정을 물어보고 체득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 속에 숨겨진 업무노하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업무 Activity 모판을 만들어두고 이를 Planning에 활용한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과 상관없을 법한 타 그룹, 타 팀의 주간 보고도 한 번씩 습관적으로 읽는다.

이러한 노력이 업무와 성과를 만든다. 


또 하나의 방법은 'Goal align workshop'이다. 

보통 업무를 착수하는 킥오프(Kick-off) 미팅 이후에 팀장이나 과제 오너와 함께 진행한다.

이 책에서 앞서 얘기한 컨센서스 측면과 일을 잘할 수 있는 각을 만드는 측면의 미팅으로 

그냥 회의 한번 합시다 하는 일반 미팅보다 

목표와 수행방안, 가치, 지원/이슈해결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볼 수 있다.

나의 경우 작은 팀이라도 킥오프 미팅과 업무 지식 전수(Knowledge Transfer) 미팅 후에 

반드시 수행하도록 프로세스화 했고 각 팀원의 만족도가 높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만든 추가 업무는 몰래 수행하다가

짜잔 하고 성과를 드러내는 방법이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하다.

리더의 입장에서 리스크는 할 일은 내버려 두고 다른 곳에 정신 팔린 듯한 팀원도 포함된다.

Plan은 공개하고 납득시키고 지지받아서 수행해야 한다. 

잠재적인 리스크는 식별 가능하도록 수행하는 즉시 알리고 감내할 수 있을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 범위 내에서 조직의 목표에 맞는 추가 업무를 만들어내고 

예상되는 일정 계획과 이슈를 도출한 후

팀장이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의견을 물어오는 팀원, 최고다.



사진: UnsplashGlenn Carstens-Pe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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