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상상 모험
아주 먼 옛날, 한 왕에게
생명의 약초가 있었습니다.
그 약초는 세상의 모든 병을 낫게 하는,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약초였습니다.
이 약초는 신기하게도 잎을 따고 또 따도
다시 금방 자라나는 신기한 약초였기에,
왕이 인자한 마음을 베풀면 세상 모든
아픈 사람을 고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왕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혹시라도 이 약초를 훔쳐갈까 두려워했습니다.
왕은 사람들을 고쳐주는 대신에
약초를 숨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왕궁 안은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권력을 노리는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약초를 아주 깊은 산속
자신만 아는 비밀의 장소에 숨겼습니다.
그리고는 왕 자신이 몸이 안 좋을 때만
종종 가서 약초를 이용했습니다.
이 약초는 영원히 내 것이라는 생각에
왕은 흡족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곧 소리 없이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은밀하게
산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깊고 깊은 산속에 왕이 숨겼기에
아무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소문은 산속에 살고 있던
삼 형제에게도 들려왔습니다.
삼 형제는 심성이 착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이 약초를 찾아 세상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삼 형제는 약초를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왕이 깊이 숨긴 약초는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독 높고 특이하게 생긴
산봉우리가 둘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기다! 저기로 가보자!'
이들은 어릴 때부터 깊은 산속에 살아
산을 잘 알았기에
산을 아주 잘 탔습니다.
능숙한 솜씨로 산을 올라가고 또 올라갔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며 거침없이 올라갔습니다.
몇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삼 형제마저도 거의 지쳐갈 무렵
저 앞에 신비하고 붉게 빛나고 있는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약초다! 생명의 약초를 찾았다!'
드디어 깊은 산속 생명의 약초를 찾은 것입니다!!
세 형제는 흥분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옆에서
잠자던 거인을 깨우고 말았습니다.
거인이 일어나 삼 형제를 노려보며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그와 동시에 머나먼 뒤에서 우레와 같은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삼 형제가 놀라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서 왕이 많은 병사들을 이끌고 오고 있었습니다.
첫째와 둘째는 어찌할지 몰라 당황하여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내는 용감했습니다.
아직 많이 어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막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약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달려가 거인의 가랑이 사이로
쏙 빠져나갔습니다.
거인이 손을 뻗었지만 막내가 너무 작았기에
잡을 수 없었습니다.
잠시 뒤, 흙먼지 속에 일어난
막내의 손이 높이 들렸습니다.
그 작은 손에 빛나는 생명의 약초가 있었습니다!
지켜보던 두 형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습니다.
하지만 거인이 곧 막내를 향해 돌아섰습니다.
'막내야! 어서 도망쳐!'
두 형이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막내는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설마..'
첫째는 막내가 사고 치기 전에 항상
저렇게 웃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막내는 손에 있던 약초를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약초를 한 입에 다 먹어버렸습니다!
거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추격하며 달려오던 왕도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막내의 몸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큰 소리를 외쳤습니다.
'아~~~~~아!!'
거인이 놀라 넘어졌습니다.
왕과 군대들도 다 놀라 말에서 떨어져
산 밑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다들 겁에 질려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생명의 힘이 담긴 소리였는지
어떤 것이 작용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삼 형제는 무사히 깊은 산속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들은 산을 내려와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막내를 보는 사람들마다 아픈 곳들이 낫고
힐링이 되었습니다.
막내가 곧 생명의 약초가 된 것입니다.
삼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해맑게 씩 웃었습니다.
삼 형제의 모험은 곧 전설이 되었습니다.
전설로 내려오는 이 이야기 속 바로
그 약초 사진을 어렵게 구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달빛 가득 집으로 스며드는 어느 밤,
아이 네 명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놀고 있습니다.
깊이 고민하지도 않고 즉각 스토리를 생각하더니
배역을 서로 나누어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위의 이야기는 아이들 놀이의
테마였습니다.
구체적인 부분은 제가 살을 붙였지만,
(많이 붙이기는 했지만)
이야기의 큰 틀은 아이들이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늘 재미있고도 놀랍습니다.
어떻게 저런 상상을 할까 싶을 만큼 기상천외하고 기발한 생각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늘 즐거운가 봅니다.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넓게 그 너머까지
장대하게 펼쳐져있으니까요.
옆에서 보면서 참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상상 속의 이야기라도
그냥 대충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실제 세상 속 인물처럼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첫째가 왕의 역할을 하며
조금 높은 곳에 약초를 올려놓자 동생들이 열심히 각자의 배역에 몰입하기 시작합니다.
주위의 방해에도 아랑곳 않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온 힘을 다하는 저 열정,
스토리의 현실적 고증으로 인한 옥신각신부터
나름 결의에 찬 표정으로
끝까지 약초를 손에 넣으려 포기하지 않던 모습.
그리고 마침내 약초를 손에 넣었을 때
막내의 뿌듯한 표정까지.
뭔가 많은 것을 배운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막내는 생명의 약초를 먹었다는
(비록 상상이지만) 자부심 때문인지
안 그래도 강했는데 더욱 강해졌습니다.
원래 막내는 병원에 주사를 맞으러 가도
울기는커녕 눈썹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열이 나도 하루 만에 금방 낫기도 합니다.
넘어지거나 혼나도 금방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놀기 시작합니다.
어디에 가서도 먹을 것을
스스로 잘 챙겨 먹습니다.
형아들 사이에서 터득한
막내의 생존력인가 봅니다.
약초를 먹은 뒤로 진짜 무적이 된 듯한
3살 막내의 위용은 이제
세상으로 뿜어져 나가는 듯합니다.
막내가 밖에만 나가면 보는 사람들마다
힐링이 된 얼굴로 웃음 가득 지어주며 귀여워해주시는데,
막내도 이를 알아차렸습니다.
이제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간혹 인사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다가가 빤히 쳐다봅니다.
잠시 뒤, 생명의 약초가 다시 효과를 발휘합니다.
- 오늘 배운 수업 내용
1. 아이들의 상상력을 본받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더 넓게, 더 즐겁게 살자.
2.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자.
포기하지 말고 막내처럼 끝까지 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