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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스며든 달빛과 별빛

당신이 잠든 사이에

by 아르망


밝은 아침이 되었습니다.

태양이 뜨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기 시작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와 걸어 다니는 사람들에게

하나둘씩 그림자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사람들이 잘 자고 일어나

상쾌할 때는 그림자의 길이가 짧았습니다.

하지만 긴 하루가 다 가고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표정은

점점 더 힘들고 지쳐 보였습니다.

그림자의 길이도 조금씩 더 길어졌습니다.


사람들의 그림자 속에 고통과 슬픔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던 달이 있었습니다.

밤이 되고 사람들이 잠들자 은은한 달빛을

사람들에게 비추어 아픔을 덮어주고 감싸주었습니다.


하지만 햇살이 뜨면 여전히

그림자는 다시 자라났습니다.

그리고 그림자들은

날이 갈수록 길어져갔습니다.


햇빛이 점점 더 강해져 가고

사람들의 그림자는 더 진하고 굵어졌습니다.

이제 은은한 달빛만으로는

그림자 속의 슬픔을

다 없애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달은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신의 일부를 떼어

사람들에게 주기로 한 것입니다.

달빛 조각들이 내려와 사람들에게 스며들자

사람들은 좋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이 되고 햇빛이 강해,

그림자는 가벼워졌습니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졌습니다.

달빛 조각들은 확실히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달빛은 기뻤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달의 몸은

점점 더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사람들에게 달빛 조각들을

나누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달은 점점 작아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반달이 되었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초승달이 되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작아지고 말았습니다.

달은 걱정이 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이러다가 없어지면 사람들은 누가 도와주지?'

달은 눈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별빛들이었습니다.

달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별빛들은 달의 희생에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달을 도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달에게 든든한 수많은 지원군이 생겼습니다.


별빛들이 모여 달을 점점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초승달이었던 달이 다시 반달로 커지더니

곧 지금까지 본 적 없던

가장 커다란 보름달이 되었습니다.



달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감격했습니다.


달은 이제 강해졌습니다.

이제 햇빛이 강해질수록

달빛은 더 밝아졌습니다.


별들이 작아지고 약해지면 달이

다시 별들을 채워주었습니다.

달이 작아지면 별들이

다시 자신들로 달을 채워주었습니다.


오늘날 밤하늘에 별들이 많이 보이다가

어느 날은 적게 보이는 것,

달도 작아졌다가 커졌다가 하는 건

다 그 때문입니다.

밤하늘은 더 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는 사이 밤하늘은

더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밤하늘이 더 밝게 빛납니다.

오늘따라 별빛들이 유난히 환하게 빛납니다.


어두움이 강할수록,

더 밝게 빛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밤하늘이 서로 도우니 빛이 충만하게 넘쳐서,

더 많은 달빛조각들을

사람들에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달빛 하나에 힘들었지,

달빛 둘에 괜찮아,

달빛 셋에 눈물이,

달빛 넷에 안아주는

사랑이 내립니다.


차가운 겨울밤, 소복소복

곤히 자고 있는 사람들 위로 내립니다.

뽀드득뽀드득

좋은 꿈 길 위로 걷고 있는지

자고 있는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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