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그저 혼자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싶지 않았어
오늘도 부모님께 혼났어. 아무도 없는 방에 나 혼자 말하는 게 너무 소름 돋는다고, 진짜 정신 나간 사람 같다고. 웃기지 않아? 바쁘다는 핑계로 나를 신경 쓰지도 않으면서 혼낼 때만 나를 의식하고 바라봐 주잖아.
그래서 난 혼날 때 기분이 나쁘지 않아. 그때만큼은 엄마 아빠가 나를 신경 써 주니깐.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난 이것밖에 할 줄 모르겠어. 아직 난 열두 살밖에 되지 않았는걸.
학교는 괜찮냐고? 아니, 학교에서는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않아. 그곳은 목소리가 크거나, 사교성이 좋은 아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야. 혼자서 책만 읽는 조용한 아이는 존재가 아무렇지도 않게 박박 지워져. 신기하지? 내가 눈앞에 있는데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해. 그래서 난 오늘 체육 시간이 가장 싫었어. 각자 하고 싶은 운동을 하라고 했는데 난 함께할 친구가 없었거든.
책을 가져와 읽을까 생각도 했는데, 선생님이 운동을 하라고 하지 뭐야. 어쩔 수 없이 줄넘기를 손에 쥐고 벽에 기대 서서 친구들이 배드민턴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어.
아...
너무 우울한 이야기뿐이었지?
미안, 이 이야기는 일단 그만하자.
그 대신 오늘 내가 겪은 일을 들려줄게.
나 많이 아프대.
아니, 팔이 부러졌거나 날카로운 것에 베인 그런 외부적인 상처가 아니야.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른들은 내 마음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어.
'문제'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찌르는 기분이었고, '상상'이라는 단어도 기억에 남아 있어. 어른들은 내가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무의식 속에 만든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
너무 어려워서 잘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모두들 나를 고장 난 기계로 여기고 있던 것 같았어. 심지어 오늘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가 나에게 "혼자서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야!"라고 말했거든. 그 덕분에 내 마음은 더 복잡하게 엉켜 버렸어.
아무도 너를 보지 못하고 있었어.
...
사실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런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거든. 그래서 난 가끔 사람의 모든 것이 써진 방대한 도서관이 실제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러면 쉽게 나에 대해서도 알아낼 수 있잖아.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지금 많이 혼란스러워.
이런 게 바로 외로움이라는 거구나.
외로움이라는 거 생각보다 복잡하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
그래서...
정말로 넌 내가 불안과 외로움을 덮어내기 위한
나의 상상 속 친구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