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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Dec 09. 2021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수용자들

지장보살이 자신을 비웃고 욕하며 심지어는 죽으라고 한다는 수용자 Y가 있었다. 상담을 할때도 갑자기 "주임님! 조심하세요. 지장보살이 주임님 얼굴에 있어요."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곤 했다. 거실에서 혼자 큰소리로 누군가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있어 들어보면 지장보살을 욕하는 것이었다.

Y가 혼자 욕을 할때 같은 거실에 있는 수용자가 자신을 향해 욕을 하는줄 알고 같이 욕을 하면 어김없이 난투전이 벌어졌다.

싸우는 소리가 들려 가보면 상대 수용자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곤 했다. Y는 마치 격투기 선수 같이 주먹으로 상대의 얼굴을 정확히 가격했다.

싸울 때마다 징벌을 받았고 징벌이 끝나면 다시 미지정사동으로 돌아왔다. 돌아온지 한달이 안되어 또 싸움을 하곤 했다.


거실사정이 안좋아 독거실을 줄수 없었고 우여곡절 끝에 독거실을 주면 혼자 있어서 그런지 더 돌아버려 혼자서 허공에 대고 계속 욕을 하고 주먹질을 했다.


 Y 뿐만 아니라 종교로 인해 정신적으로 돌아버린 수용자들이 가끔 있었다. 기독교나 불교에 너무 심취해 종교적 상황과 현실이 뒤섞여 전혀 엉뚱한 세계에 살고 있었다.


독거실 사정도 안좋고 과밀수용으로 인해 작은 거실에도 최소한 2명씩 수용하는데 2인이 수용되는 거실에서 Y와 함께 생활하겠다고 자원하는 수용자도 있었다.


 큰 거실에는 6,7명이 생활하는데 공동생활이 쉬운 건 아니었다. 6명 비위를 맞추느니 차라리 한명의 비위를 맞추는게 속편하다며 50대중반의 수용자가  Y와 함께 생활하길 원해 주의사항을 주고 함께 지내게 해주었는데 2주만에 손들고 큰거실로 돌아갔다.


 Y에게 잘해주던 수용자가 한명 있었는데 Y도 이 수용자한테는 존칭을 쓰며 공손하게 말했다. 같은 30대중반의 수용자였는데 이번에는 이 수용자와 Y와 함께 생활하겠다고 자원해서 함께 디내게 되었는데 3주만에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버렸다. 내가 Y가 바로 앞에서 얼굴을 쳐다보며 욕해도 너에게 욕하는 것이 아니라 네 얿굴에 지장보살이 보여 지장보살에게 욕하는 것이니 참으라고 해서 처음에는 잘 참았는데 정면으로 3주가 지난 어느날 자신에게 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같이 욕을 해버린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기 안되는 수용자들과 옥신각신하며 근무해야 하는 것이 미지정 사동 근무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었다.


 치매노인네 P는 어찌나 힘이 넘치는지 젊은 수용자들하고도 주먹다짐을 자주 하곤 했다. 씻지도 않고 접견도 오지않고 가진 것도 없으면서 욕심은 얼마나 많은지 사사건건 다른 수용자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치료감호소에도 갔다 온 경력이 있어 P를 독거수용 시켰더니 혼자 구성지게 옛날 노래를 부르는데 구성지게 잘부르는 것이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물어보니 부인이 아들 어렸을 적에 가출을 해서 원망과 그리움이 범벅이 되어 있었고 아들에 대한 정이 깊었다.

나는 P가 조용히 있으면 노래 한번 불러보라고 하면 계면쩍게 웃으면서 뭔 노래를 부르라고 해유? 하며 빼곤 했는데 내가 영감님이 구성지고 간드러지게 노래를 잘 불러서 그러는 것이라고 하면 몇곡 부르곤 했다.


그렇게 몇달 잘 데리고 있었는데 하루는 불교 종교행사에 나가서 소란을 일으켜 징벌 사동에 갔다.


사동관구실에 가서보니 도저히 내가 데려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추운 겨울에 옷을 팬티까지 모두 벗고 담요를 화장실 변기에 적시고 추운 줄도 모르는 수용자 등 도저히 내 능력으론 어떻게 할수 없는 수용자들이 많았다.


내가 근무하는 기관에 정신보건쎈터가 생겨 잘 됐다 싶어 이들을 교육대상자로 추천했는데 교육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는 수용자만 교육대상이라고 하며 대상자가 아니라고 하여 그런 수용자는 정상수용자야!라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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