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로 나가지 못하는 들개들이 짖어대는 골목을 건넜다
눈은 나에게 두고 소리는 허공에 던져대는 무리에게선
어금니로 으깬 올리브 냄새가 풍겼다
두고 온 것들과 두고 오려했던 것들
입 밖에 낸 것들과 입 밖에 내려한 것들
손으로 움켜쥔 것들과 차마 움켜쥐지 못한 것들
너라고 부른 것들과 호칭을 생략한 것들
읽어내려 한 것들과 펴지조차 못한 것들
소요를 버렸다
시차를 망실한 어둠이 보폭을 넓히며 물러날 때
내 몸에 새겨진 횡단보도가 벗겨지기 시작한다
여지와 여지 사이에 흐르기 시작한 샛강이
기어코 넓어지는 아침
한밤이나 한낮처럼 아침의 한 부분을 길게 늘여
보폭의 사용처가 없어진 사람들이
제자리에서 지은 고치를 가지런히 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