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시를 씁니다
실행
신고
라이킷
13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너무 다른 역할
Oct 24. 2020
야흔 (夜痕)
나를 넣는 너를 만들었다
초침만 흐르는 밤이었다
뒷모습은 그렇게도 방비가 없어서
너를 기억하기로 했다
걸음의 날숨마다 하나씩의 둥지가 지어졌다
닿는 길은 천박해서 내내
쓰다 버린 소로를 상상했다
밤의 초침을 세며 갈래를
늘리
는 건
자신이 알던 사람이 아니라고
나를 담던 네가 말했다
유적을 지우러 다니는 여자의
신발을 꿰맨 적이 있다
바늘을 향한 여자의 발가락은
한숨의 길이만큼 닳아있었다
하는 수 없이 그녀의
활폐를
복기했다
신발이 완성될 때까지 여자는
공들여
숨을 쉬지 않았다
너의 안으로 들어가 몸을 땋는다
잎 뒤에 빛을 숨긴 나무가 가지를 기울인다
주워온 분침을 달궈 입구를 닫는다
밤의 흔적이 남기 시작한다
멈췄던 시간이 흔들리고
흔들린다
keyword
시
밤
뒷모습
너무 다른 역할
일을 하고, 여행을 시도하고, 사진을 반복합니다.
구독자
1,70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의 옆에 오늘을 놓는다
내력이 없는 동네
매거진의 다음글
취소
완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검색
댓글여부
댓글 쓰기 허용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