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홍성원 / 리드리드출판

by 정작가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에서는 ‘생각하는 기계의 등장으로 내가 하는 일은 어떻게 달라지고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생각하는 기계는 이미 인공지능 체계로 점점 진화 중이다. 오히려 인간은 인간이 만든 기계인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로 인해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상황 속에서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그동안 우리가 간과하고 살았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사유의 제스처를 건넨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경영학 박사 홍성원이다. 리더십 역량평가 및 운영 체계 개발, 인사평가, 교육 훈련 체계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등의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리더십 훈련, 대인관계 개발, 문제해결력, 조직 개발 등의 강의에 진력하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과학자 프레드킨은 생각하는 기계의 탄생을 인류 역사의 위대한 사건 3가지 중 하나로 본다. 우주의 탄생, 생명의 출현에 이어 인공지능의 탄생이 바로 그것이다. 인공지능이 탄생하기까지 그동안 기계와 인간의 대결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역사적인 궤적을 훑어간다. 이 책에서는 총 5건의 예화를 소개하는데, 러다이트 운동과 존 헨리의 전설을 제외하곤 모두 인공지능과 관련된 내용이다. 흔히들 알려진 대로 인간과 기계의 체스 대결, IBM 왓슨과 인간의 퀴즈 대결, 알파고와 프로 바둑 기사의 바둑 대결이 그것이다. 이들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인공지능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을 맺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기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스마트폰에 노출된 인간, 생각하는 기계의 탄생은 인간과 기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게 한다. 인간이 기계에 종속된 것인지 기계가 인간처럼 진화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의 기계화인가, 기계의 인간화인가’라는 장에서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현실의 모습을 고민한다.


‘대체당하는 자의 슬픔’에서는 인간의 편의에 의해 탄생한 기계가 도리어 인간의 노동력을 앗아가고, 위기에 직면한 인간의 상황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 목화 따는 기계의 도입으로 밀려난 흑인 노예의 노동, 자동차의 탄생으로 밀려난 마부,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는 상황을 살펴보면 인간의 삶이 기계에 의해 어떤 변천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볼 수 있다.


‘PART2 시대 변화에서 오는 직종별 미래 가치’에서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직종별로 달라지고 있는 미래가치에 주목한다. 일하는 현장 곳곳에 알게 모르게 배치된 기계는 변화하는 일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일임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 장에서는 영업 서비스직, 현장 제조직, 연구 개발직, 관리 사무직에 한하여 능력 개발을 위한 행동 가이드를 통해 달라진 환경에 대비하는 세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고로 기계는 더 이상 인간과 적대시할 대상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계를 통해 상호보완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업무 프로세서를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PART3에서는 도구를 이용하는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파베르’라는 개념에 접근한다. 호모 파베르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루이 베르그송이 처음 소개한 용어로 단순히 인간이 도구를 만드는 것만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인용한 것처럼 ‘뭔가를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와 환경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탄생이 인류에게 질적인 삶의 변화를 획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매체나 기기를 접하게 되면 도리어 인간의 삶을 수동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콜라스 카의 말을 인용해 컴퓨터와 인터넷의 맹신과 무분별한 사용이 가벼운 지식을 양산하는데 기여했다는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가 인터넷을 서핑하며 읽고 보고 저장하는 동안 이를 관장하는 신경회로는 강화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은 감소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도구로 활용하는 최첨단 제품인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인류에게 주는 영향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이 여기에서 말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런 도구와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이 결코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음 인용문이 의미하는 바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사고와 정보의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다.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현대인은 정보량이 늘어날수록 점점 더 사고하지 않는 ‘사고와 정보의 패러독스’에 빠져 있다. 정보량이 늘어나면 인간은 생각을 멈춘다. 생각하는 힘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줄이고 사유하는 행위를 늘려야 한다.


사유하는 인간의 가치는 지식과 정보가 만연한 사회에서 필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 저자는 과연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 질문을 던진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는 현실에만 좌절할 것이 아니라 그런 기계와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진정으로 인간이 원하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소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대에 따라 요구하는 인간형이 달라지는 것처럼 저자가 ‘시대에 맞는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고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4차 산업과 인공지능 시대에 미래 역량으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가 소개한 전자산업 인적개발위원회(ISC)의 인용 자료를 살펴보면 5점 척도에 근접하고 있는 몇 개의 핵심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소프트웨어 이해 활용 역량과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역량을 비롯하여 문제 해결 역량, 융합적 사고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소통 역량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기계를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문제 해결과 창의, 융합, 소통과 같은 인간 고유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야 할 역량이 미래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이 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것은 [도표 11-2] 빠른 사회 구조 및 기술 변화에 따른 직무를 잘 수행하기 위한 역량이라는 자료다. 이 도표 자료에서는 과거와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표시하고 있는데, 과거에 주로 대인관계, 도구 조작 능력, 자료 분석 능력, 리더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미래는 창의성, 공감 능력, 자료 분석 능력이 더욱 중요한 역량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과거에 대인관계에 대한 비중이 미래에서는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고, 미래에서는 창의성이라는 역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미래 역량에서 도드라지는 점은 저자도 언급했던 것처럼 사고하는 힘과 관련된 역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고로 이런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저자는 생각을 숙성시키고, 책에 무한 신뢰를 보내자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덧붙여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스마트 시대에 아날로그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역설적인 논리를 전개시키는 것은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대화와 사색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감성의 귀환은 그동안 기계에 의존해 온 생활의 반성이자 인간적인 감성 회복의 시작이다. 디지털의 편리함보다는 현존하는 것, 직접 만질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면서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소유물을 얻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로 생각하는 기계, 즉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 작금의 상황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로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되어가는 현실을 직시해 보면, 아날로그적인 산물인 사유와 사고를 통해 기계와의 협업을 모색하여 인간적인 가치를 찾아내고 고유한 일의 영역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알고 실천한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의 일자리 위협에도 불구하고, 준비하는 자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상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를 지배하는 힘은 읽고, 생각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 앨빈 토플러

keyword
이전 04화내 가슴을 뛰게 할 잊혀진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