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vs 잘하는 것

by 정작가

인생에서 행복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삼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면 꼭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크다. 실제로 잘하는 것이 없기는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많으니 차라리 역량보다는 소망을 택하는 것이 제대로 된 선택이 될수도 있겠다. 하고 싶은 것은 무궁무진하다. 단지 시간과 재정적인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뿐이지만.


어떤 책에서 읽어 보니 아름다운 인생을 향유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들의 목록을 만들고, 그것을 일상에서 하나 둘 구현해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요즘은 비교적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거의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것들도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책을 읽고 한 편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하는 즐거움을 맛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다른 것들은 온통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다. 더군다나 술에 취한 기분에 해롱해롱하는 것보다 맨 정신의 지적 유희를 즐기며,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의 느낌마저 드니 이보다도 짜릿한 일은 없다.


그렇다. 유한한 인생에서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 또한 그랬다. 종교적인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무작정 나를 희생하고 남을 위해 사는 것을 미덕으로만 여겼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보니 정작 내 삶은 사라지고, 아픔과 고통만이 가득하더란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모르겠다. 물론 이웃 사랑에 대한 기본적인 관념은 유효하다. 하지만 그런 고차원적인 가치를 품고 행하는 행동과 그저 막연히 희생만이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살다보면, 그런 가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 동안 경험만으로도 무조건적인 희생이 얼마나 어리석은 삶의 방식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젠 인생의 패턴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마음껏 살기로. 그것이 무분별한 쾌락이나 방종으로 흐르면 곤란하겠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안에서 내가 하고픈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유한한 인생을 살맛나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내가 꼭 하고 싶은 것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잘하는 것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아직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경우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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