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나비의 현신

스피치의 말들

by 정작가


유튜브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가 주례사를 듣고 있을 때, 나비 한 마리가 신부의 어깨에 살포시 앉았고, 신부는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왈칵 울음을 터트렸던. 먼저 하늘로 간 아버지가, 생전에 만약 죽는다면 나비로라도 예식장을 찾겠다는 약속을 한 아버지의 출현을 본 신부의 반응이었던 것이다. 나비는 종종 이렇듯 영혼의 현신으로 때론 알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실제로 그랬다. 모친께서 돌아가시고, 아버지 무덤과 합장을 한 후 묘소 주변을 맴돌았던 노랑나비. 가족들이 묵념을 하는 순간, 마치 부부처럼 두 마리의 나비는 한동안 묘소를 배회하다 사라졌다. 그 후로도 한동안 노랑나비는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때로는 출퇴근길에 불쑥 나타나 마음을 짠하게 했다. 노랑나비는 모친의 현신이었던 것이다. 태어나서 지금껏 그토록 나비를 자주 보았던 적은 없었다. 모친이 돌아가신 후 1년 동안 본 나비는 그동안 평생 보았던 나비 수를 능가했다. 이전에 부친이 돌아가신 후, 한동안 호랑나비 한 마리가 부엌을 서성거렸다던 모친의 기억 속에서 비로소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요즘도 가끔씩 무슨 일이 있을 때면, 노랑나비가 나타난다. 운전하는 와중에도 차 앞을 지나가기도 하고, 영 나비가 나타나지 않을 곳 같은 데서도 나비의 출현을 목격하게 된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어머니의 현신을 눈치챈다. 실제로 눈앞에 보이는 것은 나비이지만 나비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은 자기가 지식으로 알고 있고, 경험했던 범위 내에서만 생각한다. 언뜻 이런 경험들을 누구에겐가 얘기한다면 주어진 현상을 객관적으로 해석하지 못하고, 주관적으로 해석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노랑나비의 출현은 영혼이 실존함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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