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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전팔기

로버트 부르스

by 정작가


스코틀랜드를 독립시킨 영웅 로버트 부르스. 그는 잉글랜드와의 전쟁에서 이겨 스코틀랜드를 독립시켰지만 그에게도 뼈아픈 패배는 있었다. 무려 여섯 번이나 전투에서 패배를 당한 로버트 부르스는 졸지에 농가에 숨어 지낼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었다. 참담한 패배를 당한 직후라 잔뜩 실의에 빠져 있을 때 건초더미 위에 누워있던 그는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을 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완성된 거미줄을 흐트러뜨리기를 여러 번. 거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거미줄을 치는 것이 아닌가. 이 광경은 그에게 엄청난 용기와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몸과 마음을 가다듬은 로버트 부르스는 군대를 재정비하여 전투에 임했고, 그 결과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스코틀랜드를 독립시킨 영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유명한 애니메이션인 <개구리 왕눈이>의 주제가를 들어보면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울지 말고 일어나 빰빰빰. 피리를 불어라~'하는 대목이 있다. 이 주제가를 들으면 왕눈이가 가녀린 체구로 덩치 큰 동물들과 맞서 싸우던 장면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우린 시련을 두려워한다. 늘 성공과 승리만을 꿈꿀 뿐 패배의 고통을 맛보려 하지 않는다. 물론 일부러 패배의 고통을 맛볼 필요야 없겠지만 도전을 통해 얻어진 패배라면 기꺼이 받아들여도 좋지 않을까? 패배란 단순히 아픔의 기억이 아니라 승리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면 고통의 순간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는 패배도 없지만 또한 승리도 없다. 패배가 도전에 대한 결과의 한 축이라고 한다면 승리 또한 도전의 한 축이기에 계속 도전하다 보면 패배의 경험을 통해 결국 승리를 받아들일 도량을 키우게 되고, 결국 진정한 승리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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