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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오후 Jan 16. 2021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유방암 간전이 4기 암경험자 일상

소식이 많이 늦어서 염치가 없습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만 6년차 검진을 무사히 마치고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지나온 시간들이 아득합니다 어떻게 지나왔는지

해가 바뀌면서 제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습니다

보통 사람들도 복잡 미묘한 순간이겠지만 유방암 간전이 암경험자 입장에서는만감이 교차합니다

진단 당시 과연 이 앞자리를 달수 있을까 의심했거든요.


몸무게를 중심으로 지난 과정을 돌아봅니다

진단 무렵 제 몸무게는 사상 최고를 찍었습니다. 체중이 원인은 아니겠지만 적신호로 받아들였어여 했는데..

진단 후 항암치료 동안은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 일년간 15kg가 빠졌습니다. 이후  2년간은 이 몸무게를 계속 유지했구요. 2년전부터 슬금슬금 체중이 올라오더니 이제는 거의 원래의 몸무게 회복 일보직전입니다


다시한번 몸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인지하고 체중 감량에 들어갔습니다. 방법은 걷기입니다. 보통은 하루에 7천~만보 걸었습니다.  요즘은 1만5천에서 2만 5천 사이를 형편에 따라 걷고 있습니다. 눈이 와서 미끄러지는 상황만 아니라면 꾸준히 걷고 있습니다. 추위요? 양말 두 켤레, 아래위 두벌씩 껴입고 장갑 목도리, 김밥말이 같은 패딩이면 거뜬합니다. 조금 걸으면 몸은 후끈해지고 찬기온에 노출된 얼굴에 닿는 바람은 마치 노천탕에 온 느낌입니다. 더구나 나가보면 공원을 걷는 사람들이 꽤돼서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진단 3년차부터 편집일을 시작했습니다.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건강을 찾은 기쁨과 삶의 보람을 함께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은 역시 일입니다 혼자 하는 일도 아닐 뿐더러 집중하다보면 시간도 부족하고 일을 우선으로 두기 쉬워서 걷기랑 관리는 뒤로 밀리기 쉬웠습니다.

두 가지를 똑같은 비중으로 병행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일을 내려놓고 걷기에 집중했습니다. 


걷다보니 다리 부상과 염증도 생겨서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참을 만할 때는 계속 걸었습니다. 아침 일어나서 걷 점심 먹고 걷고 저녁 먹은 후 3번으로 나누어서. 모두 다 걸으려면 약 3~4시간이 소요됩니다. 하루의 반을 걷는 셈입니다. 주로 혼자서 걷습니다. 2주에 약 1kg 정도가 빠지더군요. 

걷는 것도 계속하다보니 중독이 되나봐요.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헝크러진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지만 요즘은 생각도 없고 오롯이 걷기만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얼마전에는 일하기 싫어서 걷는다고 했는데 이제는 걷기위해서만 걷습니다. 사실 내가 건강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건강외에 다른 무엇이 중요할까 싶습니다.  

저도 생활인이다보니 경제적인 염려도 있고 일에 대한 책임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처럼 일에게 우선순위를 빼앗기는 상태가 될까봐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마스크 쓰는 것도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가봐요. 이번 겨울에 감기도 막아주고 추위도 버티게 해주네요 

생각도 단순해지구요. 틈이나는 대로 계속 소식 올리겠습니다. 이웃님들 소식도 꾸준히 살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얼른 지나고 몸도 마음도 따뜻한 시간이 오길 바랍니다


원데이원힐링 다이어리 써주시고 안부 물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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