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게

by 무무

어두운 배경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노래는 분명히 전해졌을 것이다. 박수는 느리게 도착했다. 음이 끝난 뒤에야 시작되었고, 감정이 사라진 뒤에도 한참이나 이어졌다. 노래를 들으며, 끝난 무대보다 끝나지 않은 마음이 먼저 떠올랐다. 그가 나에게는 겨울이었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그의 음악은 서늘했다. 말이 사라진 뒤의 방처럼 식어 있었고 외투 안쪽처럼 포근했다. 외롭다는 말이 어울렸지만, 그렇다고 가까워지고 싶다는 건 아니었다. 지친 무더위 속에서 겨울이 저버린 것 같았다. 계절이 틀어진 채로 겹쳐져 있는 느낌, 그의 음악을 들으며, 내게 남겨진 것이 영원한 겨울일지도 몰랐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겨울이 좋다고 말하고 다녔다.


당신이 살아가는 날에는 흐린 날보다 햇살이 많은 날이 가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내일의 날씨가 전부 맑음으로 표시되어 있어서, 어디를 가든 밝은 얼굴로 하루를 통과하는 미소만 상상했다. 혹시라도 흐린 날을 걷게 되더라도, 무지개를 향해 고개를 들 줄 아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뒤늦게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날이 있었다. 손잡이를 잡는 순간 인기척이 들려왔다. 문은 안으로 열리지 않고, 밖으로 밀려 나왔다. 당신은 나오는 중이었다. 눈이 마주쳤고, 그 짧은 순간에 서로가, 서로의 타이밍이 아니라는 걸 동시에 이해했다. 미안하다는 말도, 반갑다는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끝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람들처럼, 우리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은 닫혔고, 나는 어디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나는 모호한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다. 확실하지 않은 표정, 끝까지 말하지 않는 태도, 망설이다가 선택하면 언제나 늦는 사람들, 그걸 알면서도 같은 방향으로 시선이 기울어진다. 시답잖은 연락 하나에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경험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후회가 먼저 올 걸 알면서도, 그 찰나를 놓지 못했다. 확신은 뒤늦게 도착했고, 감정은 그보다 빨랐다.


단단한 유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쉽게 깨지지 않고, 안쪽을 들키지 않는 상태지만 당신 앞에서는 늘 하룻강아지처럼 서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성이고, 꼬리를 흔들며 반응을 살폈다. 그 차이가 관계의 끝이 될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박수는 결국 멎었다. 무대는 비워졌고, 음악은 기억 속으로만 남았다. 겨울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늦게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문을 다시 두드리지 않았고, 나오는 사람을 붙잡지도 않았다. 다만 그 계절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만 남았다. 서늘하고, 외롭고, 그저 오래 머물고 싶은 겨울,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다만 지나치지 못한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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