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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Jun 10. 2022

창조성을 촉발하는 시럽 10

생활밀착형 판타지 소설

메타버스의 세계


희람이 엄마는 희람이가 잠꼬대로 엄마 탓을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첨단 장비의 힘을 빌려 희람이 꿈속으로 잠시 들어와 본 것이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막상 꿈에 들어와서 보니, 희람이는 나름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었는데, 정작 꿈을 깨고 있는 사람이 엄마 자신이라는 사실에 너무 당혹스러워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전문가 선생님이 지도해주시는 대로 첨단 장비를 쓰고 희람이의 꿈을 도와주려는 것뿐이었는데..."


희람이 엄마는 메타버스로 재구축된 희람이의 꿈으로 들어온 것이 너무도 낯설고 두려웠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희람이는 잘 보이지 않는 데다, 희람이 잠꼬대의 원인이 본인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다. "나는 분명 희람이가 잠꼬대를 하는 것을 본 후에, 희람이를 도와주기 위해서 이 안경을 쓰고 희람이의 세계로 들어왔는데, 희람이는 어떻게 그런 잠꼬대를 할 수 있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희람이 엄마는 일단 이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싶어, 희람이가 소리 지르는데도 그 자리에서 희람이 말을 못 들은 척 그냥 앉아있기로 했다. 희람이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희람이의 꿈


"엄마, 나 학교를 잠시 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게 드럼 학원, 연기학원, 노래 발성 학원에 다니면 안 될까? 영어하고 수학 과외를 끊고, 그 비용으로 다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희람이는 엄마한테 부탁할 게 있으면, 최대한 천천히 뜸을 들이며 정성스럽게 말을 한다. 그리고 말미에 "엄마. 그렇게 하면 안 돼?"라는 결정적인 한 방을 꼭 날린다. 희람이는 나름 오랜 고민 끝에 꺼내놓은 말인 듯하다.


"뭐? 공부를 그만두고 네가 하고 싶은 일만 해보겠다고?"

"글쎄~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면 그런 학원에도 보내줄 수 있지만, 갑자기 공부를 포기하면서까지 네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는 것은 절대로 안 돼! 희람아!" 엄마는 희람이를 타이르겠다는 생각으로 평소보다 강한 어조로 말한다.


"희람아! 네가 기본은 하고 엄마한테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해! 학생은 공부가 기본이야. 기본도 하지 않으면서 네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할 수는 없어!! 이제 어린아이처럼 생떼 부릴 나이는 지났잖아!!"라며 엄마는 갑자기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듯이 희람이의 말을 들어볼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엄마의 목청도 함께 커졌다.


희람이 엄마가 생각하는 안전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희람이의 엉뚱한 상상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희람이에게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희람이가 헛된 꿈을 버리고 정신을 차려서 얼른 공부라는 일상의 틀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는지도 모른다.


"엄마는 내 이야기는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왜 짜증이야? 나 학교 가기 싫어!"

"엄마가 시키는 과외도 이제부터 하지 않을 거야!"

희람이는 상심한 마음을 앙칼진 목청에 담아 공기 중으로 쏘아 올리고는 제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도 희람이가 꾸는 꿈의 세계가 생소하고, 그래서 어떻게 지원해주어야 하는지 막연하고, 확고한 경험 지식이 없어서 두려울 뿐 희람이를 혼을 낼 생각은 없었다. 희람이도 나름대로 고민을 털어놓고 엄마의 지원을 받고, 자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이렇게까지 짜증을 낼 줄은 몰랐다. 희람이도 섭섭했지만 희람이 엄마는 "희람이가 왜 쉬운 길을 가려 하지 않는 걸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하는 불안감과 자책으로 하루를 가득 채운다.  


이런 희람이와 엄마꿈에 관한 대화는 언제나 끝이 안 좋았다. 희람이의 꿈은 멀고도 허황한 꿈으로, 혹은 이루기 힘든 꿈으로 치부되기 일쑤였고, 꿈을 꿀 시간을 쪼개어 학교, 학원, 과외 공부로 채워나가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성급한 결론이 나기 일쑤였지만, 그것은 희람이의 꿈과는 거리가 것이었다.



창조성에 대한 숨겨진 진실


최근 창조성의 진실에 관한 책을 자주 접한다. 아티스트 웨이도 그 진실을 담고 있는 책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 책을 세 번째로 읽을 때까지만 해도 그 진실의 말을 제대로 믿지 못했고, 이해하지도 못했다. "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카메론 저)", "린치핀(세스 고딘 저)",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 게오르그 호이젤 저)"를 모두 읽고 나서야 이 모든 책에서 언급하는 창조성의 숨겨진 진실이 조금은 보였다.


창조적인 과정은 통제의 과정이 아니라 포기의 과정이다.
(아티스트 웨이, p.327)

   

우주도 자연도 모두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인간의 뇌만이 통제하려고 욕구를 가진 기관일 뿐이다. 뇌는 상황이 통제가 안 되면 두렵고 불안함을 느끼도록 아주 잘 구조화되어 있고, 학교는 그 불안을 아주 잘 느낄 수 있도록 강화 훈련하는 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한 곳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오히려 이 불안감의 근원을 찾기 위해서, 그래서 더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들은 공통으로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성취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포기하고, 우주와 자연이 돌아가는 이치에 나를 맡기고 매일매일을 최선을 다해 예술적으로 살고 선물을 나누라고' 이야기한다.  


희람이와 희람이 엄마의 이야기를 생활밀착형 소설로 쓰면서, 창조성을 향상을 위한 쉬운 도구나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럽형태로 나와서 한 번 마시면 쉽게 창조적인 인간으로 재탄생하는 그런 시럽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총 10편의 글을 써오면서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그런 시럽은 있을 수도 없고, 그 시럽이 있다하더라도 희람이만 마셔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마셔야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희람이가 본인이 스스로 창조적이 되겠다고 선언을 여러 번 엄마에게 했지만, 번번히 엄마의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믿음때문에 좌절하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게된다면, 과연 계속 꿈을 꿀 수 있을까? 창조성이 촉발될 수 있을까? 말로는 청년이여 꿈을 꾸라고 하지만, 진정으로 우리 가족이 용인해주고 있을까?의문이 많이 남는다.  


꿈을 꾸는 것은 창의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또한 주변의 이해와 응원이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를 위한 창조성을 촉발하는 기본 시럽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부모의 독서와 꾸준한 글쓰기일 것이다. 이것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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