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비스 디자인 바이블과 스프린트를 통하여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비즈니스가 무엇(WHAT)에 대한 고민이라면, 서비스디자인은 어떻게 (HOW TO)에 대한 고민이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하여 그 HOW TO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스프린트는 사내 전문가들이 모여 질문을 던지고, 고객과 함께 5일 동안 해결안을 테스트하는 전 과정을 잘 정리해 놓은 구글에서 제안하는 혁신 워크숍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에는 두 가지의 기본 철학이 있다. 첫째가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는 누구에게서나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고객의 반응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프린트의 마지막 단계는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테스트하고 마감한다. 이때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게 했다. 고객 중심 철학이 이미 이 방법론에 적용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규 제품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적은 바로 경쟁제품이다. 경쟁 제품이 잘 나가면, 경쟁 제품의 기능을 카피하여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추가하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개발자나 CEO는 스프린트를 통하여 단순 기능 카피 욕구에서 벗어나 기업의 핵심 목표를 찾아낼 수 있다.
시간이 5일밖에 없으므로,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고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스프린트에서는 다양한 방법론을 소개한다. 그중 '지도' 그리기 방법은 시작과 끝, 그리고 제품 사용자들의 행동 여정을 약도 비슷하게 그려놓은 것이다.
로봇서비스의 경우에는 '용품 배달'이 목표였고, 블루보틀의 경우 '온라인 커피 구매'를 목표로 하였다. 고객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나열하고 연결한 것이 바로 지도다.
고객의 여정을 명확하게 파악한 다음에는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는 마지막 날에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너무 광대한 아이디어 거나 기술로 모든 게 해결되는 아이디어는 안된다. 아이디어가 많으면 좋겠지만, 스프린트를 위해서는 아이디어는 두 개 정도로 정리하면 좋다.
수요일과 목요일은 프로토타이핑을 위한 시간이다. 수요일은 주로 프로토타이핑을 위한 아이디어 스케치와 시나리오 작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최대한 진짜처럼 보일 수 있도록 프로토타입을 제작해야 한다. 이 때는 멤버를 나누어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프로토타이핑으로 고객의 반응을 살펴본다. 고객의 반응을 개별적으로 관찰하고, 정리한 후 제품 개발의 방향을 정하고 워크숍을 마무리한다.
스프린트는 5일짜리 인텐시브 워크숍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학교, 정부기관, 공공단체 등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흰색 전지 종이, 마카, 포스트잇, HMW, Best Eight, 시나리오 메이킹, What if 등으로 구성되는 이런 종류의 워크숍은 정규 과정도 아닌 데 의외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5일 동안 너무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꼭 한 번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고객을 만나는 창구는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