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훈련소를 수료하고 군대 동기들은 자대 배치를 받아 포항, 김포, 백령도로 흩어졌다.
백령도로 발령받은 동기 중에는 자기는 절대로 백령도는 안 갈 거라고 장담했던 아이, 아버지가 어떻게든 백령도는 빼주겠다고 했다는 아이, 그리고 아버지도 백령도에서 군 생활했는데 설마 나도 백령도 가겠어라고 했던 내가 포함되어 있었다.
백령도에 자대 배치를 받은 첫날, 아침으로 미역국이 나왔다. 맛있었다! 훈련소에서 먹던 음식이랑은 차원이 달랐다. 그런데 그다음 날도 아침으로 미역국이 나왔고, 또 그다음 날도 아침으로 미역국이 나왔다. 선임한테 질문도 할 수 없었던 시절이라 매일 아침 묵묵히 미역국을 먹었는데 그렇게 며칠을 연달아 먹고 나서야 우리 중대 조식은 무조건 미역국이란 걸 알았다.
조금 지겨울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 대원들 생일 미역국은 챙겨 먹겠구나' 생각했다. 생일이 된 중대원들은 늘 먹는 미역국이지만 생일 때 먹는 미역국은 또 다르다며 순진하게 웃던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1월 1일 내 생일이 되었고, 약간의 설렘을 안고 조식을 먹으러 갔는데 웬걸 미역국이 아니고 떡국이 나와있었다. 알고 보니 1년 365일 중 딱 이틀, 미역국 대신 떡국이 나왔는데 그 날이 바로 신정과 구정이었다. 이후 나는 이병 김양국에서 이병 김떡국이 되었고, 그 떡국이 지금의 ¹@cakesoup가 되었다는 아주 슬픈 전설이다.
올해도 미역국을 먹기 힘들게 되었지만 내년엔 꼭 누군가가 손수 끓여주는 미역국을 먹고 싶다.
다들 행복한 새해맞이하세요!
Happy birthday to me & Happy new year!
주석
¹ cake(떡), soup(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