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자이언트의 성공은 아웃라이어

[북리뷰] Outliers by Malcolm Gladwell

by Crys


2008년 출판된 이 책은 2020년 현재까지 뉴욕타임즈 비즈니스 부문 베스트셀러 탑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이 책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1996년부터 미국 뉴요커(The New Yorker)라는 잡지에 글을 쓰는 기자로 <아웃라이어(Outliers)> 외에 <다윗과 골리앗(David and Goliath>, <티핑 포인트(The Tipping Point>, <블링크(Blink)>와 같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하였다. 2019년에 출간한 <Talking to Strangers>가 저자의 최신작이며, 출간하자마자 뉴욕타임즈 넌픽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미국은 기자들이 책을 써서 출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서 돈을 많이 버는 경우도 많다. 말콤 글래드웰 역시 매우 성공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사건 취재 기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1963년 영국에서 수학자인 영국인 아버지와 심리 치료사인 자메이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후, 캐나다 온타리오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3년 전인 2018년이고, 작년 팬데믹 가운데 다시 한번 오디오북으로 읽어보았다. <Outliers> 리뷰를 쓰기 전에 다른 리뷰가 있나 검색해 보다가, 2009년 김영사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번역본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글래드웰이 워낙 네임밸류가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독자층이 상당수 있는 모양이다.


대학에서 통계학(Statistics)을 수강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웃라이어'는 통계학에서 수집한 표본(samples) 가운데 오차를 감안하고도 터무니없이 동떨어진 수치를 일컫는 용어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일 년 중 눈이 오는 계절은 겨울로 과거 100년간 눈이 왔던 날을 조사해보면 대부분 12월부터 2월 사이에 데이타가 집중돼 있을 것이다. 물론, 11월이나 3월에 눈이 오는 경우도 있다. 드물긴 하지만, 10월이나 4월에 눈이 왔다는 기록도 찾아보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6월이나 8월에 눈이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면 그 샘플은 '아웃라이어'로 취급된다. 물론 통계학에서 아웃라이어를 분류하는 계산 방법이 있긴 한데, 여기선 그런 복잡한 이야기는 빼고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웃라이어는 평균 수치나 무리에서 벗어난 독특한 데이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아웃라이어'인 이유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쟙스 같은 테크 자이언트의 성공은 아웃라이어로 봐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다. 또한 아웃라이어들이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천재여서,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 나서라기보다는, 그들이 태어나고 자란 환경과 시대적 배경 등에 의해 가능했다고 이 책은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게이츠나 쟙스는 모두 1955년생으로 컴퓨터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던 1980년대 2,30대였기 때문에 태동하는 컴퓨터 산업의 선구자적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만약 그들이 194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면 그들은 이미 3,40대였기 때문에 그 나이에 새로운 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긴 너무 늦고, 반대로 너무 늦게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났다면 사회생활을 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을 것이다. 결국 컴퓨터 대중화 시점과 그들의 커리어가 시기적으로 딱 맞아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는 컴퓨터가 대중에게 보급되기 전인 1970년대 자신의 어머니 덕분에 집 바로 앞에 위치한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컴퓨터 랩에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스무 살도 되기 전, 십 대에 이미 만 시간 이상 컴퓨터 랩에서 시간을 보낸 미국의 청소년이 1970년대에 몇 명이나 있었을까? 따라서 글래드웰은 빌 게이츠가 똑똑해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라, 그가 태어난 시기, 성장배경 그리고 만 시간 이상의 연습과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는 흑인 노예의 후예로 태어난 자신의 어머니가 당시 자메이칸에게 매우 드물었던 교육의 기회로 인해 영국 유학길에 오르게 되고 심리 치료사로서 커리어를 개발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찾는데 할애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자메이칸인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여자에게 주어지는 교육의 기회는 지극히 적다. 자기 어머니가 똑똑해서 영국 유학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딸을 학교에 보낸 조부모의 결정과 오직 특정 나이의 여자아이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의 조건들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글래드웰은 분석하고 있다.


한동안 시애틀 지역에 거주하는 동양인 부모들이 빌 게이츠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는 붐이 일었다고 한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쟙스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특히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열망을 부채질하였다. 하지만, 그래드웰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성공은 표준(norm)으로 보기엔 곤란한 점이 많다. 자산 135조 원을 가진 재산가로 성공하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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