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비문

by 차거운

모든 것이 끝난 뒤에
기억한다는 것은 너무 늦다
모든 것을 시작하기도 전에
뉘우친다는 것은 너무 빠르다
길을 가는 중에
벌써 도착하고 있으며
다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니
두려워한다는 것은
때로 비겁한 일이다
그러므로 ”살아서 즐거웠다” 고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을 무렵엔
“다 살아서 후련하다” 고
마침내 떠나가는 순간엔
“아직도 삶이 궁금하다” 고
말해야겠다
내 살아갈 날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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