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하얼빈 22화

환한 노동

by 차거운

새가 장차 죽으려 할 때는

그 울음이 슬프니라고

옛사람이 그랬지


사람이 죽음의 환한 터널 속으로

들어가며 남기는 말들은

이기적인 세상의 어둠을 가르고 별이 되지


식솔들의 따뜻한 끼니와

지상에 지친 몸 쉬어갈 방 한 칸

굴욕감 없이 수저를 들고

일출이작 착정이음 제력하유어아재

노래할 수 있는 날들을 꿈꾸며


멍키스패너 든 연장주머니 차고

호모 파베르의 당당한 위엄으로

인공지능은 알 수 없는 생의

곡절 깊은 미로 속으로 가야지


어떤 불로소득도 꿈꾸지 않고

어떤 기교도 부리지 못하고

심장에서 모세혈관까지 정직한 피가 흐르게

그렇게 살고 싶어서


오늘도 크레인 위로

지하철기관차로 막장으로

하수관 속으로 비닐하우스로

푸른 바다로 바다 및 저승 가까이

일터로 가는 이웃들이 있다

20250326_172724.jpg


keyword
이전 21화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