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하얼빈 27화

고해 사제의 밤

- 독후시 4

by 차거운

토마시 할리크 신부의 나지막한 음성이

은수처의 불빛이 비치는 창 너머

밤에 취한 숲을 지나

시나브로 밝아오는 산등성이 아래

졸졸 흐르는 냇물이 되어

마음을 적시는 이 순간


부서진 이성의 뼈와

무너진 우상의 신전들

피 흘리는 역사의 발자국


너의 얼굴이 그리운 사람의 얼굴로 드러날 때

비로소 아침이 온다지


겨자씨 만한 믿음과

질긴 희망

거짓 없는 사랑만 있으면


재생의 새벽은 오리라

20250812_064230.jpg


keyword
이전 26화우리를 살게 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