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대이작도 29화

병동에서

by 차거운

인간이 이렇게 아픈데

백일홍은 저렇게 아름답네요


엔도 슈샤쿠의

침묵을 떠올리며 걷는 이 길


이명처럼 들리는

신음소리에 발걸음이

무겁다 매미소리 우거진

이 여름이 가면

당신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십자가의 나는

이렇게 슬픈데

거리는 휘황하구나


누가 내게 한 잔의 물

몸 가릴 옷 한 조각

빵 한 조각 주지 않겠는가


포연이 솟구치는 자포리자

칼날이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누가 오늘도 물신의 삶을 위해

내 얼굴을 밟는가


능소화 한 무더기

떨어져 시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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