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이렇게 아픈데
백일홍은 저렇게 아름답네요
엔도 슈샤쿠의
침묵을 떠올리며 걷는 이 길
이명처럼 들리는
신음소리에 발걸음이
무겁다 매미소리 우거진
이 여름이 가면
당신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십자가의 나는
이렇게 슬픈데
거리는 휘황하구나
누가 내게 한 잔의 물
몸 가릴 옷 한 조각
빵 한 조각 주지 않겠는가
포연이 솟구치는 자포리자
칼날이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누가 오늘도 물신의 삶을 위해
내 얼굴을 밟는가
능소화 한 무더기
떨어져 시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