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랑 채집가>에 보태는 파랑 이야기
그런데 태조 이성계가 입은 푸른색이 중요한 다른 의미가 또 있다고 본다.
복식사를 공부하면 익히게 되는 수치스러운 과거 역사 중 이등 체강의 원칙이 있다. 이는 중국이 황포(황제)를 입으면 우리는 강등한 색인 붉은색(왕)을 입는 형식이다. 이후 대한제국이 되면서 고종황제는 황색포를 입게 된다.
조선시대 왕들은 집무복인 곤룡포로 붉은포를 입었다. 그런데 이성계만 파란색을 입은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중국의 지긋지긋한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 마음이 표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의 파랑은 여러 의미가 있다. 이미 여행 글에서 영어의 파랑, 블루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영어로는 '우울한'의 의미가 있다.
https://brunch.co.kr/@campo/131
그러나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기 위해 하늘색의 상징인 블루 하늘을 본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소설 <파랑 채집가>처럼 푸른 하늘은 나의 마음에 희망의 싹을 틔운다.
<신호등>이란 글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신호등 불빛을 파랑으로 말하는 데는 뿌리 깊은 우리의 가치관 때문이다. 파랑은 '밝고 맑으며 선명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https://brunch.co.kr/@campo/140
예전에 천연염색을 하여 집안의 이불이며 커튼, 인형을 만든 시절이 있었다. 천연 염색은 신비로운 작업이었다. 천연의 성분을 이용해서 물을 들이는 것이 재밌었다. 양파로 물을 들이면 노랑 계열의 색이 나오는데 매염제에 의해 녹색 계열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특별한 색이 있다. 산화와 환원의 화학작용에 의한 것이지만 과학을 넘어선 신비다.
바로 쉽게 얻을 수 없는 푸른색이다. 푸른색은 쪽이라는 식물을 이용해서 염색한 것이다.
염색을 위해 시골에 쪽을 키웠다. 그 잎을 짓이겨서 천에 물을 들이면 처음에 녹색이다. 녹색 빛의 천을 공기 중에 흔들면 점차 푸른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청출어람이 청어람(靑出於藍而靑於藍)이란 말을 좋아한다. 푸른색은 쪽에서 얻었지만 그 색이 쪽보다 더 푸르다.
작은 선행을 베풀었는데 그 일로 한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든지, 작은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더욱 훌륭하게 자란 모습을 본다면 파랑의 힘을 느끼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