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만찬 후속 글
그날 밤, 맛있게 먹고 집에 돌아오자 바로 쓰러져서 잤다. 평일 퇴근 후, 두 친구의 전원주택을 돌아다니다 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일요일에 친구의 전원주택 생활과 상차림 글 <봄의 만찬>을 올렸다.
"애들아~! 우리 글이 올리자마자 조회 수가 급상승했어. 여기 이 그림은 정원 손질하는 줄리아." 하고 사진을 보냈다.
두 친구는 자기들이 나오는 글을 읽으면서 좋아한다. 다행이다. 친구들이 좋아하니 나도 신난다.
로망 -글로 생산성이 있다
현실 - 만만치 않다
다음의 메인에 우리글이 떴다고 제니퍼는 자기가 신이 났다. 어젯밤 미리 보낸 덕에 화면에서 빨리 발견했나 보다.
"홈&쿠킹에 탁 나와서 클릭했다 지우니 없어지네." (제니퍼)
"그래? 다른 친구가 보내줬어. 이거지?" (나)
"정말 떴네. 그런데 내 글 다른 것들도 몇 만 되는 거 많았어. 다 그렇게 메인에 떴었나? 하하하하." (나)
"내가 본건 홈&쿠킹 젤 위에 사진 네 컷 나오는 거에서 봤어." (제니퍼)
"그랬어? 내 인생의 친구들아. 이게 다~ 너희 덕이다. 7만 훌쩍 넘었어. 다 너희가 요리를 잘해서 그래. 너희는 대단하다." (나)
"너희는 요리도 잘하지 정리도 잘하지 제니퍼는 항상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내가 놀라잖아." (나)
"대단 혀~ 넌 음식 못해도 돼. 그림. 글솜씨가 좋으니까~ㅋㅋ" (줄리아)
"젓갈 종류 넣고, 매실엑기스, 양파엑기스, 고춧가루 넣고 조물조물.
마지막에 참기름, 깨소금 뿌리고.
그게 다야." (줄리아)
모든 양념은 줄리아가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매실 액시스 ㅎㅎ그 액기스 일본말 이래. 매실청 양파청ㅋㅋㅋㅋ" (나)
"ㅋㅋ. 맞아, 청~~" (줄리아)
"그게 근데 샐러드로도 해 먹는 거라면서? 하기는 나도 샐러드에서 먹어보기도 했던 거 같아" (나)
"응, 결혼식 뷔페 가서 보면 가끔씩 샐러드식으로 나와." (줄리아)
"우리 것은 노지에서 일 년 자란 거라 약간 맛이 강해. 마늘맛이 ~조금 맛이 매워서 샐러드로 안 먹고 내 방식대로 먹어. ㅋ뷔페에서 먹는 것은 맛이 순하더라고" (줄리아)
"줄리아, 너
오늘도 모티브 하나 뜨고 자?" (나)
"어제부터 신랑이랑 9시 되면 운동 나가. 요즘 내가 몸이 안 좋으니까 신랑이 신경이 쓰이는지 운동 가자고 하네. 그래서 그냥 1시간 정도 걸어. 어제도 뜨개 못했는데 오늘도 못할 것 같아" (줄리아)
"오호, 멋진 남편. 너는 너무
정원 가꾸는데 몸 바쳐서 그래. (나)
"무슨~~ㅋㅋ" (줄리아)
"나도 이제 다 먹기로 했어. 빈혈도 있고. 단백질이 너무 부족하다고 의사가 단백질 섭취 많이 하래" (줄리아)
"못 산다 못살아 제발 좀 고기랑 먹어. 야, 그럼 우리 양념족발 먹으러 갈 수 있는 거야? 야호~~ 신난다 신나." (나)
"좋아 좋아. 먹고 싶었어" (줄리아)
우리 셋의 제이 클럽 이야기가 <따뜻한 식탁> 매거진의 1화다. 내용은 '매콤 고추장 족발'이다. 친구들은 채식을 시작한 후, 고기를 먹지 않았다. 이제 둘 다 고기도 먹는다고 한다.
https://brunch.co.kr/@campo/1
"아니 제니퍼는 어데서 뭐하노. 남편이랑 딱 붙어있나 보다." (나)
"몰라. ㅋㅋ. 그런가 봐. ㅋㅋ" (줄리아)
"ㅎ 아무튼 눈 아프니 그만 톡 하자. 그리고 골고루 잘 먹는다니 좋다. ㅋㅋㅋ 정말 양념 족발 먹으러 가자. 조금만이라도 코로나 진정되면 ㅎㅎ." (나)
"나도 이제 운동 나가련다. 너도 어서 글 써. 글 잘 쓰는 친구 있으니 좋구먼." (줄리아)
아래 포스트는 친구들이 채식만 하게 되었던 문제의 책이다. 나의 주장은 상황과 나이에 맞게 음식은 고루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간은 초식동물이 아니다. 콩으로 만든 콩고기나 표고버섯, 들기름, 참기름 등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를 잘해도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 본인이 희망한다면 존중한다.
https://brunch.co.kr/@campo/181
자기들이 주인공이라서 나의 두 친구들은 오늘 종일 즐거워한다. 글을 잘 쓴다고 말해주니 고맙다. 줄리아의 음식은 무공해로 재배한 이유도 있지만 손 맛이다. 모두 손으로 조물 거려서 더 맛이 있다. 줄리아와 제니퍼가 채식만 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어 너무나 좋다.
로망 - 꽃, 나무, 야외 테이블과 아웃도어 키친, 그리고 텃밭을 일구고 싶다.
현실 - 시골이 아닌 도심지라서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여 희망대로 하기가 어렵다.
"내가 텃밭에 심을 삼채 나중에 줄게." 제니퍼가 줄리아 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했던 말이 생각났다.
오늘 마당 정리를 하는 중이었다. 화단을 높이고 마사토를 주문했다. "대표님, 저 텃밭도 일궈야 하는데요?" 하고 주택 공사 관리하시는 S 대표에게 말했다.
"오늘 작업한 화단에 하시면 안 되나요?라고 S 대표가 말했다. "거기는 장미랑 화초 심어야 해요. 작게라도 텃밭을 어디에 만들어야겠어요."하고 말하니 S 대표는 대략 난감이다.
처음에 텃밭 언급했었는데 잊으셨나 보다. 내 일에만 매달리시지 않고 여러 작업장을 돌고 계시니 그런 듯하다. 내 집 리모델링 현장에만 계속 계신다면 돈을 더 많이 드려야 한단다. 그래서 작업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결국 일은 잘하시는 분이니 믿고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느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
내가 심고 싶은 것들이 점점 쌓여간다. 이러다가 마당 넓은 집이 좁은 집 될 지경이다. 아무래도 시골 농막에 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후기글)
<루씨의 꿈꾸는 마당>은 전주의 진북동에 위치합니다. 루씨의 작업실이자 작은 식물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이들과 소통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현재 직장인인 루씨가 언젠가 퇴직을 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그림, 자수, 외국인 대상 요리 수강 등 체험의 장소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가족은 어디서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덧붙입니다. 아파트는 일정 기간 팔리지 않아 부동산에 내놓았던 매물을 멈추었습니다. 낡은 아파트 역시 리모델링해서 가족 공간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책을 내게 된 현재 이 시간도 <루씨의 꿈꾸는 마당>의 리모델링은 진행 중입니다. 멋진 완성의 그날은 루씨의 브런치 <루씨의 아침> 매거진으로 만나기로 합니다. 친구들의 전원주택 이야기 또한 <하우스 앤 가든> 매거진으로 이어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