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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Luce Jun 18. 2021

작은 씨앗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어요

그녀, Y는 제자였다는데 기억에 없다. 아마 학교 다닐 때 엄청 착실했나 보다. 대학원 동기생으로 만나 즐겁게 지금까지 알고 지낸다. 그녀는 영어를 전공한 후, 국내외 공공기관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전북에서 꽤 알려진 유능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귀여운 아들과 달콤한 남편과 함께 리모델링 한 집을 구경하러 들렀다.(세상 잘생기고 야무져서 포스팅을 안 할 수가 없다. 지난 포스트에 뒷모습이 잠시 나왔던 아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늘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끄는 행위를 좋아했다. 그래서 놀러 온 꼬마신사를  위해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들을 때 촛불을 불기 전, 얼마나 행복한 얼굴인지 그대로 다 드러난다. 어른들 같으면 생일도 아닌데 뭘, 어서 먹자!라고 했을 법하다.


아이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선물받은 모자 중에 타이이게 잘 어울리는 카자흐스탄 모자를 선물했다. 아무것이나   어울리는 타이(5 꼬마신사 이름) 요즘 유치원에 다닌 , 사진만 찍으려면 브이를 하기 시작한단다.


마스크는 어찌나 열심히 쓰는지 어느 날 엄마가 퇴근해 보니 집의 인형 얼굴에도 마스크를 씌워 줬다고 한다. "여기서는 벗어도 돼요."라고 말하기 전까지 절대 벗지 않았다.

이렇게 크지요~~!

여름을 좋아하지만 모기는 정말 싫다.


썬룸에서 술 한잔 하고 싶다는 동생을 위해 모기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마침 타이의 아빠(뉴질랜드에서 온 잘생긴 남자분)께서 설치를 도와주셨다.

연결할 봉을 바닥에 진열하니 타이는 신이 나서 그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아빠를 도와준다. 마당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니 자유롭게 보인다.

설치하느라 애쓰는 타이의 아빠, 모기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한다. 나는 모기가 사랑하는 사람 옆에 있고 싶다. 모기는 나를 좋아할 뿐 사랑까지는 안 하니까 나보다 타이 아빠에게 더 달라붙는다.


 모기에 물려가면서 모기장을 완성해 나간다. 두 시간 정도를 살펴봤는데 정말 자상한 남자다. 매일 사는 Y를 보건대 상당히 남편이 자상한 것 같다. 퇴근 후 여가 시간에 Y가 첼로와 발레를 배우러 다닐 때 타이를 전부 돌본다고 한다. 스스로 '집 노예'를 자청하는 멋진 영어과 교수님이다. 물론 타이 엄마도 여러 방면의 능력자다.


정말 멋지다니까!

봉을 잔디에서 완성한 후 안으로 이동시키는 데 자꾸 틀어진다. 안에서 연결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둘은 타이 아빠의 의견을 존중한다. 결국 모서리를 들고 함께 이동한다.


타이 엄마가 웃으면서 빠른 한국말로 내게 속삭인다.


모든 게 완벽하기는 힘들다니까요.


그 말을 하는 타이 엄마와 나는 눈을 맞추며 한참 웃었다. 나는 그녀의 방식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생각을 우기지 않고 웃으면서 한쪽을 드는 넉넉함은 젊은 이들에게 흔하게 보기는 힘들다.

개구쟁이 귀염둥이 타이


들어갔다 나갔다 재밌어한다.(어 ~ 거기 지퍼로 다니자~ ㅎ 모기장이 완벽하지 않아서 자꾸 봉이 빠진다. 차라리 우리 어릴 적 튼튼한 모기장이 더 나은 듯하다.)

썬룸 쪽 모기장이 보인다.

타이는 또래에 비해 키가 크고 언어 능력이 엄청 발달했다. 한국말과 영어를 어색함 없이 줄줄 한다. 타이 아빠는 한국말을 할 줄은 아는데 유창하지는 않아서 좋다. 영어로 말하기 연습에 도움된다. ^^


오랜만에 영어로 말하기를 아주 조금 하니 자극받았다. 나중에 타이 엄마하고 대화하는데 내가 영어로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한국말로 해도 되는데. 하하 호호


정작 타이 아빠와 해야 할 때는 버벅거리고 만다. 자주 보고 싶은 가족이다. 사진만 봐도 행복이 넘치는 가족이다. 예쁜 가족이다.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으니 흔들렸다. 타이는 아이라서 순간 촬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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