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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겨울 정원

아직 여기 있어요

by 루씨

모닝의 정원


12월이 되면 정원의 꽃들이 겨울잠에 빠지기 시작한다. 겨울 정원에 조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공적인 빛으로 춥고 어두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한다.

그러나 여전히 나에게 말을 거는 꽃들이 있다.


저 아 직 여 기 있어~ 요.



길에 인접한 작은 화단 쪽과 동쪽 화단은 아무런 조명 치장을 하지 않는다. 필요가 없다. 그냥 자연으로 놓아둔다. 가자니아와 바이 덴스가 추운데도 잘 견디고 있다. 대단한 꽃들의 위력이다.


노란 장미는 이모네에서 옮겨온 것인데 잘 살아서 여러 차례 꽃을 보여줬다.


써머 레이디인 분홍색 장미는 여름 내내 피더니 초겨울까지 핀다.

에키네시아는 란타나 옆에서 추위를 피해 피고 진다.

진분홍 장미는 이름을 잊어버렸다. 이 친구도 화분에서 피고 지고 또 핀다.

란타나는 5천 원 화분 하나 봄에 사서 심으면 일 년 내내 피면서 키도 자란다.

아쉽게도 겨울을 나지는 못한다. 캐서 화분에 옮기면 되지만 가시도 있고 귀찮아서 그대로 둔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죽은 잎들에도 눈이 앉아서 예쁜 형상을 만든다.

메리골드는 줄리아네 집에서 모종 때 캐 와서 심은 것으로 아주 오랜동안 화단을 밝혀준다.

지나는 분이 메리골드로 차 만들면 감기 예방에 좋다고 지금 꽃을 따서 해도 된다고 하셨다.

실은 나도 알고 있지만 꽃을 보기 위해 꽃송이를 따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듯하다.

메리골드는 우리나라에서 겨울나기가 어려우니 다시 씨앗을 받아 봄에 뿌려야 한단다.

그런데 지난 공방에서 보니 전주 시내는 산간지역보다 따뜻해서 뿌리지도 않았던 곳에서 피어났다.

메리골드의 생명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씨앗은 받아 두었다.

주택에 사시는 분이라면 바늘꽃, 세이지, 메리골드는 필수 정원 아이템이라고 본다.


국화들이 여기저기에서 여전히 '나 여기 아직 있어~^^!라고 말한다.

국화 종류는 초 가을 2,500원 주고 산 화분에서 옮겨 심은 꽃들이다.


예쁜 꽃들아~~~~ 내년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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