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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래 May 25. 2021

#가끔은 혼자 걷고 싶은 날

49일 동안 예술가로 사는 법

코로나가 아주 잠깐 괜찮아진 틈을 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하는 창의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 짜리, 일주일 짜리도 아닌 49일~


매일 아침 가족들보다 먼저 일어나 모닝 페이지를 쓰고 소소한 아티스트 웨이를 하며 지난날,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나를 찾아내던 시간.


콩알처럼 미미한 기대를 가지고 출발했으나,

끄적임을 하면서 내가 하던 것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금 찾고 그 안을 세밀히 들여다보며 집요하게 나와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성실하고 묵묵한, 하루하루의 끄적거림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꼭지를 하나씩 만들고 세부 내용들을 워드에 적어가면서 내 평생 아팠던 이야기 하나를 들고 나와 버렸다.

가슴에 묻어두고 나 혼자 먹어치워 버리자고 다짐했던 이야기를 훌쩍 거리며 가오나시처럼 뱉어내니 후련함을 느꼈다.


"토해내면 괜찮아지는 거야."


며칠 후,

내가 이걸 왜 쓴 걸까? 혼자 울면서 써 내려간 이야기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자랑할 것도 없으면서 무슨 자랑거리를 이렇게나 늘어놓은 거지?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직접 디자인한 표지

책은 이미 태어났다.

이 소중한 핏덩이를 내 생명같이 귀히 여겨야지.

아이를 낳을 기회는 이제 더는 없으니 책이라도 쑴풍쑴풍 낳아 키워보자.


"부끄러워도 부족해도 너는 내 두 번째 아이야."


사람들은 거꾸로 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물건이나 돈을 더 많이 가짐으로써 원하는 일을 하고 더 행복해지려 한다. 그러나 진실은 정반대이다. 먼저 진짜 자신을 찾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하라.
- 마거릿 영


아티스트로 한걸음 다가가기


삶에서 자신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일을 할 시간을 충분히 남겨두라. 그것은 다른 어떤 것 보다 경제적인 풍요를 가져다준다.
_ 폴 호컨


49일간의 결과물이 완성

총 12명의 결과물이 완성되었다.

모두 성실했고 '나를 위한 그림책'의 임리나 작가님과 인연으로 아동미술강사로도 경험이 생겼다.

코로나가 극성이 아니었다면 대면해서 강의가 이루어졌을 테고 미술관에 전시된 책들도 직접 보고 뒤풀이도 가졌을 텐데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강의라 살짝 아쉬움이 남았지만 글쓰기에  대해 조금, 아주 조금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수원시립미술관에 예쁘게 전시

내 체지방처럼 몸에 차곡차곡 습관으로 쌓아서 예쁜 결과물들을 낳아보자.


수원시립미술관은 개관한 지 5년이 되었다.

괜찮은 전시들을 주욱 이어왔고 혜경궁 홍 씨의 이야기 <내 나니 여자라>展이 끝난 후 (1월 10일까지 전시) 그 후엔 나혜석展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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