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이 녀석과 동거할 의향이 있다. 하지만 요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끼륵끼륵 시끄럽게 소리를 내고, 솔방울을 숨기기 위해 소나무 밑에 큰 구멍을 여러 개 파고 그 속에 솔방울을 숨겨 놓는다.
뒷마당 향나무 꼭대기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알을 낳고 아기 까치들을 키우는 동안, 다람쥐는 호시탐탐 둥지 속 아기 까치들을 노려왔다. 한 번씩 까치와 다람쥐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까악 까악~ 끼룩 끼룩~ 매우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승자는 항상 까치였다. 그래서 다람쥐는 잠시 우리 집을 떠나 있었다. 하지만 새끼 까치들이 커서 날아가자, 다시 이놈이 나타났다.
얼마 전 퇴근길에 남편이 코요테 오줌 이야기를 동료한테 들었단다. 코요테 오줌을 뿌려 놓으면 다람쥐가 겁먹고 도망을 간다고. 엥??? 코요테 오줌 같은 소리 한다고 생각했다. 설령 코요테 오줌 냄새를 맡고 다람쥐를 쫓아낼 수 있다 한들 어디서 그걸 구하지?
그리고 지난 주말, 남편은 커다란 부엉이와 코요테 오줌을 사 왔다.
부엉이를 소나무 근처에 세워 두었다. 다람쥐가 부엉이를 보면 도망가거나 설마 부엉이가 내려다보고 있는 곳에 구멍을 파고 있진 않을 거라 기대했다. 그런 기대를 품고 돌돌이와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 집 근처에 오자 끼르르르륵 끼르르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이놈이? 맞다. 부엉이 계획은 실패였다. 녀석은 소나무 밑에 솔방울을 몇 개 더 갖다 놓고 나뭇가지 사이를 날다시피 하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부엉이는 그런 녀석을 그냥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마지막 작전을 실행하기 전이다.
코요테 오줌 작전이다. 근데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아침저녁으로 아~우~욱~ 울어대는 저 숲 속 코요테들이 우리 집으로 모일까 하는 걱정 속에 작전을 실행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거금 30불을 주고 산 부엉이를 돌돌이는 무서워했다. 슬슬 피해 다니는 걸 잡아서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