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임계점 다다른 010 혼선,
피로도 상승

29부. 010 번호이동 빅뱅

by 김문기

2003년, ‘010’은 이동통신 정책의 핵심 키워드이자 가장 큰 논란의 중심이었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010 통합번호 정책은 시민단체와 국회, 사업자의 반발에 직면했고, 결국 정보통신부는 후퇴를 선택했다. 대신 ‘번호이동성’이라는 또 다른 제도가 시장의 새 판을 짜기 시작했다.


당초 2003년 4월, KTF가 IMT-2000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기에 010 번호 부여가 임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번호 체계에 대한 불만과 정책 혼선은 이미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정보통신부는 3월 3일 통신위원회를 열어 국번호 첫자리를 ‘2’로 고정하고, 두 번째 자리에 사업자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SK텔레콤은 ‘0’, LG텔레콤은 ‘1’, KTF는 ‘9’를 부여받았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010-20xx-xxxx’, LG텔레콤은 ‘010-21xx-xxxx’, KTF는 ‘010-29xx-xxxx’를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IMT-2000 상용화가 연기되면서 010 부여 일정도 함께 미뤄졌고, 예정됐던 6월 공청회도 열리지 못했다. 정책 추진의 명분이 되었던 KISDI 보고서마저 그 신뢰성을 의심받았다. 조사 설계가 번호정책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유도됐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고, 내부 익명 발언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일부에서는 이상철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의 임기 말 무리한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또 다른 010 번호 설계를 검토했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 기존 식별번호는 010으로 바꾸되 나머지 번호는 유지하되, 국번호에 숫자 한 자리를 추가해 변경하는 방식이 검토됐다. 예컨대 ‘011-abc-defg’는 ‘010-9abc-defg’로 바뀌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이미 900만 명의 고객이 ‘9’로 시작하는 국번호를 사용하고 있다며 해당 번호 사용을 요구했지만, KTF와 LG텔레콤은 이마저도 브랜드화가 가능하다며 반대했다.


혼선을 반복하던 정부는 9월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바꾸게 된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010 사용자 점유율이 90%를 넘어야 강제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며, 사실상 강제 통합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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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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